미 국채금리, 19년 만에 최고…"AI가 밀어올렸다"

입력 2026-08-18 14:22
수정 2026-08-18 14:54
<앵커>

30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습니다.

미국 뿐만이 아닙니다. 프랑스, 독일, 일본 등 전 세계 장기 채권이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역대급 재정 적자도 부담이지만, 최근 폭증하고 있는 AI 관련 회사채 발행이 채권 시장 수요를 흔들고 있습니다.

뉴욕 연결합니다. 조연 특파원, 미 국채금리가 5%대에 진입한 게 한 달이 넘었습니다. 일시적 현상이 아닐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요?

<기자>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한 때 5.318%까지 오르며, 글로벌 금융위기 초기였던 2007년의 5.44%에 한층 근접했습니다.

물론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재고조되면서 금리를 올리기도 했지만,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가 다소 완만해진 상황에도 미 국채시장 내 매도세가 커지는 상황을 월가도 예의주시하고 있는데요.

특히 2년물 보다 10년물이, 10년물보다 30년물, 만기가 긴 채권의 금리가 더 큰 압력을 받았습니다.

오늘 나온 바클레이즈 보고서를 보면 국채금리 인상의 원인으로 미국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와 함께 알파벳과 아마존, 메타 등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차입 확대가 꼽혔습니다. 미 국채의 경쟁자가 AI발 회사채라는 거죠.

실제로 미국 투자 등급 기업들이 발행한 채권 규모는 지난해보다 36% 증가한 1조5천억달러 육박합니다. 이는 미 중장기 국채 순발행액의 약 25% 규모로, 자금 이동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 투자등급 채권형 펀드의 평균 회사채 비중이 3년내 최고 수준으로 올랐습니다.

넘치는 수요에 수익률도 높습니다. 알파벳이 최근 발행한 30년 만기 채권의 수익률은 6.4%에 육박했고, 지난달 메타가 데이터센터 개발을 위해 조달한 채권은 무려 7.5%의 수익률을 제공했습니다. 같은 30년물 미 국채보다 1~2%포인트 높은 수치입니다. 블랙록의 비벡 폴 수석 투자전략가는 "AI 구축 확대가 자본 희소성을 더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앵커>

장기물 국채금리가 미국만 오른게 아니지 않습니까?

<기자>

일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2.93%, 3%에 근접하며 199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프랑스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2009년 이후 최고치, 독일 국채 수익률 역시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물론 각국마다 재정 적자 우려가 근간에 자리합니다만, AI 관련 채권 발행도 미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올해 아마존은 유럽과 캐나다 금융시장에서 사상 최대 규모 회사채 발행 기록을 썼고, 알파벳도 스위스 프랑, 영국 파운드화, 캐나다 달러, 유로화 회사채까지 발행했습니다.

핵심은 AI 붐은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JP모건은 2030년까지 AI 인프라 투자 규모가 5조5천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요. 누빈자산운용의 토니 로드리게스 채권전략책임자 역시 "이제 정부든 하이퍼스케일러든, 모든 채권 발행자가 더 많은 차입자와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고, 뱅가드의 알렉스 페인 국채 전문 포트폴리오 매니저 역시 "AI 투자가 신규 채권 발행에 가장 핵심 이슈가 됐다. AI는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친다"며, 사실상 미 국채와 AI 회사채 간 자금 쟁탈전이 5%대 고금리 환경의 '뉴 노멀'을 가져올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