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 끝물인 줄 알았는데'…"역대급 이익 더 간다" 반전 전망

입력 2026-08-17 07:47
수정 2026-08-17 07:51


국내 정유사들의 실적 성장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는 증권가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높아진 정제마진에 따른 수익 극대화가 핵심 배경으로 꼽히는데, 이 과정에서 유가 하락 속도가 더뎌질 것으로 보고 있어 이목을 끈다. 정유사들이 향후 정제마진이 높은 정유 제품 생산을 늘리기 위해 원유 구매도 늘릴 가능성이 커 유가 하락 시점을 늦출 수 있다는 해석이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진명·김명주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전쟁보다 긴 호황' 제목의 정유 부문 보고서에서 "정유 업황 강세가 예상보다 길어질 전망"이라며 "높아진 정제마진과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이익 확대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제마진은 원유와 정유 제품 간 가격 차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말한다. 최근 정유 제품 수요가 높았던 데다 러시아 정유 공장의 피격, 중국 내 생산 감소, 6∼8월 성수기까지 모두 맞물리며 공급이 부족해진 탓에 정유 제품 가격 자체가 올라, 정제마진도 최근 덩달아 커졌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지난달 미국의 정제마진은 배럴당 63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제마진이 커진 만큼, 정유사가 향후 이 부문 수익 확대를 위해 정유 제품 생산을 늘릴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 본다. 이 경우 원유 수요가 늘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여부와 별개로 유가 하락 속도를 늦출 것이란 전망으로 연결된다.

이들 연구원은 또 "7월 미국 휘발유 재고는 2012년 이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원유 및 석유제품 재고도 2014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이라는 점을 들어 재고 재축적에만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원유)현물시장 정상화는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며, "핵심은 전쟁보다 원유와 제품의 정상화 속도 차이다. 전쟁 완화에도 제품 공급과 재고 회복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S-OIL 목표가를 기존 15만원에서 16만5천원으로 상향하며 "최근 아시아 지역의 정제마진 급등과 견조한 윤활유 마진이 일부 손실 효과를 줄이는 가운데, 이란 전쟁이 종료된 후에도 원유와 같은 화석연료 공급 차질은 일정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평가했다.

한 석유화학 부문 증권사 연구원은 "최근 정유 4사가 정제마진 강세로 실적을 개선해가고 있다. 이를 유지한다면 역대급 영업이익 기록이 한동안 이어질 수도 있다고 본다"면서 "국제유가 관점에서는 정유사발 원유 수요 확대가 가격 하락 폭을 축소하는 요인 중 하나일 수 있다"라고 전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정유 기업들의 긍정적인 수익성은 당분간 높은 가동률과 원유 수요를 예고해, 국제 유가의 하향 안정화 속도를 제어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지난주 말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88.52달러,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82.40달러로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