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축구하다 다친 예비역…법원 "보훈 보상대상자 맞다"

입력 2026-08-16 09:37
수정 2026-08-16 11:45


군 복무 중 체육대회 축구 경기를 하다 다친 예비역에게 보훈 보상대상자 자격을 인정하지 않은 보훈 당국의 처분이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주지법 행정1단독(안좌진 부장판사)은 예비역 A씨가 전북 서부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보훈 보상대상자 비해당 결정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이런 취지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의 원고에 대한 보훈 보상대상자 요건 비해당 결정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시했다. 다만 A씨가 함께 청구한 국가유공자 요건 비해당 결정 취소 청구는 기각했다.

사건의 발단은 2023년 12월 27일 육군 한 부대의 체육대회 축구 시합이었다. A씨는 상대 선수와 몸싸움을 벌이다 왼쪽 다리와 골반 등을 다쳐 입원했고, '좌측 고관절 충돌 증후군'과 '관절와순 손상' 진단을 받은 뒤 수술과 입원을 반복하다 2024년 10월 만기 전역했다.

전역 후 A씨는 국가유공자와 보훈 보상대상자 등록을 신청했지만, 보훈 당국은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두 신청을 모두 거부했다. 결국 소송으로 이어진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A씨의 부상이 축구 시합을 비롯한 군 복무와 인과관계가 있는지였다.

보훈 보상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상 '재해부상군경'으로 인정받으려면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과 부상·질병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반면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상 '공상군경'으로 인정받으려면 해당 직무나 교육이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 관련돼야 한다.

재판부는 이 기준에 따라 A씨가 국가유공자 요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보훈 당국의 판단은 적법하다고 봤지만, 보훈 보상대상자 자격만큼은 인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가 주장하는 '축구 시합'이 국가의 수호·안전보장이나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관련 있는 직무나 교육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원고가 입은 부상은 자연 경과에 따른 점진적 악화가 아닌 외상에 의해 촉발된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이 사건의 상병은 원고의 군 복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으므로 '보훈 보상대상자 비해당' 처분은 위법해 취소해야 한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