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전쟁 끝낼 논의 시작하자"…남북 대화 손짓

입력 2026-08-15 12:12


이재명 대통령은 15일 광복절을 맞아 남북을 비롯한 한반도 문제 당사자들에게 오래된 전쟁을 끝내기 위한 논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를 멈출 방안도 함께 논의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 경축사에서 "전쟁을 종식하고 한반도의 불안정한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여정에 나설 것"이라며 "서로에 대한 상호 위협 의사를 내려놓고 오래된 전쟁을 끝내기 위한 당사자들 간의 논의를 시작하자"고 말했다.

이어 "이를 통해 북의 핵 능력 고도화를 멈출 실효적 방안도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 대화를 강조하며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자처해 온 이 대통령이 이번 메시지를 통해 평화체제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대화 테이블의 필요성을 부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적대와 대결의 에너지를 평화 공존과 공동 번영의 동력으로 바꿔낼 것"이라며 "페이스메이커이자 한반도 평화의 당사자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대북정책의 방향을 담은 3대 기조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저는 지난해 이 자리에서 북의 체제를 존중하고, 어떤 형태의 흡수 통일도 추구하지 않으며, 일체의 적대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며 "1년이 지난 오늘, 원칙을 넘어 실천으로 나아가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첫 번째 기조로는 '서로를 존중하는 포용적 평화 공존'을 내세웠다.

이 대통령은 "남과 북이 서로를 존중하고 불필요한 대결을 멈춰야 한다. 인식과 규범, 제도에서부터 적대성을 줄여 나가야 한다"며 "남북이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을 위해, 함께 마주 앉길 바란다. 이는 양보가 아닌 공존의 출발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는 '싸울 필요가 없는 안정적 평화 공존'을 거론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긴장과 갈등을 통제할 제도, 위기와 확전 방지를 위한 여러 겹의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한반도 주변의 안보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며 선제적이고 지속적인 평화 조치를 취하겠다. 북측의 호응을 이끌어, 안정적인 한반도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끝으로는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평화 공존'을 내세웠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는 곧 동북아의 안정과 협력을 촉진하고 핵 없는 세계를 향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분쟁으로 고통받는 세계에 희망과 가능성을 선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일관계에서는 실용적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동시에 과거사에 대한 일본 측의 진정성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공존이 선택이 아닌 의무인 것처럼, 앞마당을 같이 쓰는 이웃과의 미래지향적 관계없이 세계 무대에서 더 큰 책임과 역할을 해낼 순 없다"면서 "앞으로도 실용적 국익 외교를 바탕으로, 공동의 이익을 위한 협력의 지평을 넓히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그동안의 성과가 흔들림 없이 이어지려면 무엇보다, 두 나라 국민 간의 굳건한 신뢰가 필요하다. 신뢰란 상대의 아픔을 이해하고 서로에게 공감하는 진정성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라며 과거사 문제를 꺼내 들었다.

이 대통령은 "오늘까지도 과거의 상처와 고통을 안고 살아가고 있는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계시다"며 "한일관계의 역사에는 갈등도 있었지만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처럼 과거를 직시하는 용기와 진정성을 토대로 미래를 열고자 했던 노력도 있었다. 한층 두터운 신뢰 위에서, 보다 '가깝고도 가까운 이웃'으로서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60년을 일본 정부와 함께 열어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