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요 호조 속 개별 종목 차별화…샌디스크 급등 vs 시스코 급락-[美증시 특징주]

입력 2026-08-14 07:18


간밤 뉴욕증시에서는 메모리 및 데이터 저장장치 관련주와 PC·서버 업체들이 가파른 성장세와 강한 AI 인프라 수요를 확인하며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반면 견조한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악화나 눈높이 상승, 유상증자 여파 등으로 인해 개별 종목별로 주가 향방은 극명하게 갈렸다.

이날 시장에서는 메모리와 데이터 저장장치 부문의 강세가 크게 두드러졌다. 샌디스크가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중장기 실적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피력한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샌디스크는 2028년부터 2030년까지 매년 매출이 10%대 중후반의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 내다봤으며, 매출총이익률도 80% 안팎을 지속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장기 공급 계약을 통해 2027년 생산 물량의 50%, 2028년 물량의 약 3분의 2를 이미 고객에게 확보·판매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탄탄한 향후 수요와 높은 수익성에 대한 기대감이 번지며 메모리 및 저장장치 섹터 전반으로 매수세가 가파르게 확산했다.

PC 및 서버 관련주 역시 상승 곡선을 그렸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레노버가 AI 인프라 수요 가속화에 힘입어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한 덕분이다. 레노버의 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43%, AI 관련 매출은 60% 급증했고, 전체 매출 중 AI 비중도 35%까지 확대됐다. 특히 AI 서버 수주 파이프라인이 540억 달러까지 늘어났음을 입증하며 시장의 AI 인프라 수요 호조를 재확인시켰다. 이 같은 호실적은 미국 PC·서버 제조사인 델 테크놀로지스와 HP에도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되며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AI 인프라 수요 호조가 입증됐음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에 경고등이 들어오거나 시장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았던 기업들은 급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시스코 (CSCO)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 시스템즈는 AI 인프라 주문 증가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 연간 전망치까지 상향 조정했으나 주가는 8.4% 하락했다. 메모리 등 AI 하드웨어용 주요 부품 가격 상승 여파로 매출총이익률이 전년 동기 68.4%에서 66.3%로 하락한 점이 발목을 잡았다. 여기에 차기 분기 매출총이익률 가이던스가 월가 기대를 소폭 밑돌았고, 최근 주가가 호실적 기대를 선반영해 크게 오른 탓에 시장의 높아진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세레브라스 (CBRS)

AI 반도체 기업 세레브라스 또한 비슷한 이유로 11.85% 급락했다.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이 전년 대비 약 4배 늘고 연간 가이던스를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전체 매출이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 컴퓨팅 용량 임대 비용 증가로 매출총이익률이 46.5%에서 40.6%로 후퇴한 데다 핵심 하드웨어 매출마저 23% 줄어든 점이 치명적이었다. 오픈AI의 신규 '울트라패스트' 서비스에 세레브라스의 AI 하드웨어가 채택됐다는 호재가 전해졌으나, 상장 이후 쌓여온 고평가 부담 속에 실망스러운 매출과 수익성이 주가를 끌어내렸다.

온다스 (ONDS)

자율 드론 방산 플랫폼 기업 온다스는 폭발적인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대폭 늘어난 손실 규모로 인해 8.8% 하락했다. 온다스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36% 폭증하며 시장 전망을 웃돌았다. 그러나 사업 및 운영 확대를 위한 투자 비용이 급증하면서 조정 EBITDA 손실이 5,060만 달러를 기록, 시장 예상치(3,160만 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연간 매출 전망을 올려 잡았음에도 시장은 가파른 손실 폭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했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AMAT)

장 마감 직후 반도체 장비업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괄목할 만한 실적을 공개했다. 매출과 주당순이익 모두 시장 컨센서스를 넘어섰으며 매출총이익률도 전년 대비 개선됐다. CEO는 전 세계적인 AI 투자 확대 속에 반도체 장비 수요가 전례 없이 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회사는 올해 반도체 시스템 부문의 매출 전망을 추가 상향하며 업계 평균보다 빠른 성장세를 장담했고, 견조한 수주 흐름에 기반해 내년까지 강한 성장 모멘텀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넷플릭스 (NFLX)

빌 애크먼이 이끄는 퍼싱스퀘어의 포트폴리오 변화 역시 장중 주요 이슈로 부상했다. 퍼싱스퀘어는 최근 넷플릭스를 비롯해 비자, 마스터카드, S&P글로벌, 인터콘티넨털 익스체인지, 알콘 등 6개 종목을 새롭게 편입했다고 밝혔다. 특히 넷플릭스에 대해 "사실상 스트리밍 전쟁의 최종 승자"라 평하며, 꾸준한 두 자릿수 매출 성장과 비용 통제를 통한 수익성 개선, 기업 가치 대비 저평가 상태를 강조했다. 이에 힘입어 넷플릭스의 주가는 5.4% 상승했다.

허츠 글로벌 (HTZ)

반면 렌터카 업체 허츠 글로벌은 퍼싱스퀘어가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16.2% 폭락 마감했다. 퍼싱스퀘어 측은 허츠가 불필요한 유상증자를 무리하게 추진한 데다 그 과정마저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지분 정리 이유를 설명했다.

워크데이 (WDAY)

한편,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워크데이는 대형 사모펀드 실버레이크와의 인수 협상 소식이 전해지며 17.7% 급등 마감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몇 달간 인수 가능성에 대해 논의가 이어져 온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최종 타결 여부는 불확실하지만, 이번 인수설은 전반적으로 거래가 뜸하고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던 소프트웨어 섹터 전반에 매수세를 불러일으키며 투자심리를 크게 개선시켰다.

오은비 외신캐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