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지식재산권 확보, 중소기업 생존과 절세를 동시에 좌우한다

입력 2026-08-18 12:00
기술과 아이디어가 기업의 가치를 결정하는 시대다. 과거에는 공장 규모나 자본력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했다면 이제는 어떤 기술과 브랜드를 먼저 확보하느냐가 시장의 승패를 가른다.

특히 AI와 플랫폼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특허와 상표, 디자인 같은 지식재산권(IP)의 중요성은 이전보다 훨씬 커지고 있다. 많은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새로운 기술과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지만 정작 권리 확보에는 소홀한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지식재산권은 단순히 기술을 등록하는 절차가 아니다. 기업의 성장과 생존을 지키는 핵심 자산이자 가장 강력한 방어 수단이다. 특허권과 상표권, 디자인권은 법적으로 독점적인 권리를 인정받는다.

즉, 내가 먼저 등록한 기술과 브랜드는 다른 기업이 쉽게 사용할 수 없다는 의미다. 특히 자금력과 브랜드 인지도가 부족한 중소기업에게는 이런 권리 확보가 더욱 중요하다. 대기업처럼 광고와 자본으로 시장을 장악하기 어려운 만큼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독점 권리가 사실상 유일한 경쟁력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지식재산권을 늦게 확보했다가 큰 피해를 입는 사례도 많다. 경기 남부의 한 식품 제조업체는 독창적인 소스 레시피를 개발해 빠르게 성장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100곳이 넘는 유통망에 제품을 공급할 정도로 시장 반응도 좋았다.

하지만 대표는 상표 등록과 특허 출원을 계속 미뤘다. 생산 확대와 매출 증가가 더 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경쟁 업체가 해당 브랜드 이름과 제조 방식을 먼저 출원해 권리를 가져가 버린 것이다. 뒤늦게 원래 사용 기업이 소송에 나섰지만 결과를 뒤집기는 어려웠다. 우리나라 특허 제도는 먼저 개발한 사람보다 먼저 출원한 사람을 우선 보호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 기업은 오랜 기간 키워온 브랜드를 잃었고 상표권 분쟁까지 겹치면서 주요 유통망에서 퇴출됐다. 이후 매출이 급감하며 경영난까지 이어졌다.

위 사례는 지식재산권이 단순한 등록 절차가 아니라 기업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는 점을 보여준다. 기술과 브랜드를 먼저 확보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쌓아온 신뢰와 매출도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최근에는 지식재산권이 단순한 권리 보호를 넘어 재무 전략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특허 자본화다. 이는 대표이사가 개인 명의로 보유한 특허나 상표를 회사에 이전하는 방식이다. 회사는 정당한 절차를 거쳐 해당 권리를 매입하고 대표는 그 대가를 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기업은 여러 재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우선 회사는 지급한 금액을 무형자산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어 법인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대표 개인 역시 일반 급여나 배당보다 상대적으로 세금 부담을 낮추는 구조를 활용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기업과 대표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중소기업에서는 이 자금을 활용해 가지급금 문제를 정리하거나 과도하게 쌓인 미처분이익잉여금을 줄이는 데 활용하기도 한다. 기업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다.

가업 승계 과정에서도 지식재산권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녀 명의의 특허나 상표를 회사에 적법하게 이전하면 승계 자금을 마련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업 자산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지식재산권을 무리하게 활용하면 오히려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실제 권리자 여부다. 세무당국은 특허나 상표의 실제 개발자가 누구인지 매우 엄격하게 검토한다. 단순히 이름만 등록했다고 해서 모두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연구 노트나 개발 기록, 업무 자료처럼 객관적인 증빙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 하나 중요한 부분은 가치 평가다. 특허나 상표를 지나치게 높은 금액으로 거래하면 세무당국이 이를 문제 삼을 수 있다. 특히 가족이나 대표이사처럼 특수관계인 사이의 거래는 더욱 엄격하게 검토된다. 적정한 감정평가 없이 과도한 금액으로 계약을 진행하면 세금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배임이나 횡령 문제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지식재산권은 단순한 절세 수단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실제 사업과 연결된 권리여야 하고 법적 절차와 세무 기준도 명확하게 갖춰야 한다. 출원 단계부터 가치평가, 회사 이전 과정까지 전문가의 검토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글 작성] 윤상훈, 강지언 /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기업 컨설팅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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