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의 친일 행적이 논란이 되자 한 직장인이 자신도 친일파 후손이라고 온라인에 글을 올려 화제가 됐다.
현재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는 글쓴이 A씨는 "우리 집안의 뿌리가 매국노라는 사실을 부모님과 함께 영화를 보고 알았다"며 영화 '암살'을 언급했다.
그는 영화 '암살'에서 배우 이경영이 금광채굴권 따려고 하는 장면을 언급하며 "내 증조부가 바로 그 금광채굴권을 딴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가족들은 영화를 보며 이경영이 맡은 인물을 욕했는데, A씨 아버지가 "네 증조부가 금광채굴권 있었던 저 인물"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아버지도 처음엔 "나라에 큰 공을 세워 금광채굴권을 딴 사람"이라고만 들었는데 이후 "그 시대에 금광채굴권을 어떻게 땄다는 거지?"라는 의문이 생겨 직접 자료를 찾아본 뒤 친일 행적을 알게 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최근 친일 후손 논란에 휩싸인 배우 하영에 대해 그는 "사실 스스로 고민을 해야 했던 게 맞다. 사실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며 "고종 치료까지 했다면 더욱 찾기 쉬웠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저 부모님이 항상 자랑스럽게 얘기하시니 마음속에 자부심을 갖고 살면서 찾아볼 생각조차 안 해봤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A씨는 "친일파의 자손들은 잘살면 안 되는 것이 맞다"며 "업보는 다 자손들한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한 뒤 일용직 일을 간간이 하다 우울증을 앓고 있고 고모·삼촌도 어렵게 살고 있다고 전했다.
A씨는 "살아가면서 내가 너무 힘들고 말도 안 되게 무례한 환자를 만나도, 난 내 조상의 업보를 청산한다 생각하고 그 배로 열심히 하고 있다"며 "왜냐하면 업보는 어떻게든 돌아오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대로 부유한 집 자손이라면 집안 뿌리를 직접 확인해볼 것을 권하며 "반드시 반성해야 할 부분은 반성하며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고 했다.
최근 광복절을 앞두고 배우 하영의 증조부의 친일 의혹이 불거지고 논란이 되자 온라인에 올라온 이 사연도 관심을 받았다. 하영은 지난 7일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신을 '4대째 의사 집안' 출신이라고 소개하며 "증조부께서 한양에서 최초로 양의원을 개원하셨고 고종 황제를 진료하셨다"고 밝혔다.
이후 하영의 증조부가 안상호가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면서 이 인물의 친일 행적 의혹이 속속 온라인 상에 올라왔다. 1918년 매일신보 기사에엔 안상호가 일본인 아내와 결혼한 뒤 "나는 일본 사람과 똑같다, 지금 조선 옷은 한 벌도 없고 매운 음식도 못 먹는다"고 언급한 내용이 소개되기도 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한국역대인물 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안상호는 한국인으로는 처음 일본의사자격증을 취득했다. 조선왕조실록과 한국의사학회지 등에는 안상호가 촉탁의(외부 의료진)와 전의 촉탁(외부 주치의)으로 순종과 고종의 건강을 돌봤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안상호는 경제인, 관료, 언론인 등 경성의 유지들이 1916년 창립한 단체인 대정친목회에서 21명의 평의원 명단에도 포함됐다.
조선총독부 경무국은 1927년 대정친목회에 대해 "총독정치를 시인하고 내선민족의 융화를 목적으로 하는 내선융화단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