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 30년물 또 최고..."빅테크 주가, CPI에 달렸다" [마켓딥다이브]

입력 2026-08-12 15:18
오늘 미국의 7월 CPI 발표를 앞두고 금리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11일 미국 국채 30년물이 5.28%를 찍었습니다. 19년래 최고치 수준인데요, 물론 장 후반으로 가면서 5.24% 수준에서 유지되기는 했지만 좀처럼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시장금리인 10년물은 현재 4.70% 수준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앵커>

고금리 상황에서 당장의 관심은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둔화 우려인데요.

<기자>

알파벳, 메타, 오라클, 아마존 등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올해 회사채를 찍어서 조달한 자금이 2000억 달러를 넘겼습니다. 지난해 조달액(약 1000억 달러)의 두 배 이상이죠.

겉보기엔 빅테크 빚이 급증해서 당장 무너질 것 같지만 실상은 다릅니다. 회사채 조달액이 크게 늘어난 건 맞죠. 부도 위험에 대비해 가입하는 일종의 보험료인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도 오름세를 보였고요.

하지만 이는 AI인프라라는 거대한 투자를 위해 구조적으로 빚을 늘린 결과일 뿐 시장에 쇼크를 줄 만한 부도 위험 단계는 아닙니다.



<앵커>

보험료 격인 CDS가 올랐다면 시장이 빅테크에 대한 위험을 조금이라도 더 느끼고 있다는 건데 아직 안전하다고 보는 근거가 뭡니까?

<기자>

채권에 붙은 복잡한 변수들을 싹 걷어내고 기업의 '순수한 신용 위험'만 발라내서 측정한 가산금리, OAS(옵션조정스프레드)를 봐야 합니다.

현재 미국 테크 업종의 OAS는 86.4bp로 최근 1년 평균치인 75.4bp를 살짝 웃도는 수준입니다. 빅테크의 회사채 금리가 5~6%대로 형성되고 있는데, 이 정도면 이자 매력이 아주 커서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매수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빚의 규모가 커져서 제로 수준에 가까웠던 부도 위험(CDS 프리미엄)이 오른 건 맞죠. 하지만 시장은 빅테크의 돈 갚을 능력을 신뢰하며 든든하게 자금줄을 대주고 있는 겁니다.

2분기 실적에서 빅테크 기업들이 AI 투자를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힐 수 있었던 것도 이처럼 회사채 시장은 아직 양호한 상황이기 때문인 거죠.



<앵커>

채권을 찍어낸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오지만, 막상 빅테크 회사채가 시장에 나오면 높은 이자 덕분에 불티나게 팔린다는 거군요. 현 시점에서 전문가들이 짚는 '진짜 문제'는 무엇입니까?

<기자>

시장을 흔들 단기적 폭발이 아니라 가랑비에 옷 젖는 현상입니다. 앞으로 만기가 긴 장기채 공급이 계속 쏟아지고, 가진 돈보다 빚을 내서 투자하는 쪽으로 기업 재무 체질이 바뀌면서 나타나는 구조적 문제입니다.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시장은 기존 채권들에 대해서도 "조금 더 높은 이자(적정 스프레드)를 받아야겠다"며 눈높이를 점진적으로 끌어올리게 될거라는 점이 부담 요인입니다.



<앵커>

서서히 조달 비용이 비싸지는 늪이 문제군요. 이런 고금리 장기화 우려 속에서 주식 시장의 옥석 가리기는 어떻게 접근해야 합니까?

<기자>

고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눈앞에 수익성을 증명하는 기업이 밸류에이션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합니다. 빅테크의 자금 조달이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고,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기 때문에 반도체는 당분간 확실한 실적을 숫자로 입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반면, 먼 미래의 가치를 현재로 당겨와 평가받는 바이오주는 타격이 큽니다. 최근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규제로 인해 수급이 코스닥과 일부 바이오 종목으로 흘러들어갔지만 이건 수급적인 측면이거든요. 지금처럼 미국채 금리가 치솟는 상황에서는 막대한 할인율 폭탄을 맞고 가치가 크게 깎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결국 향후 물가 지표가 관건이겠습니다. CPI를 비롯해 줄줄이 대기 중인 미국 물가 지표들, 각각 어떤 의미로 봐야 합니까?

<기자>

3단계에 걸친 확인 작업이 필요합니다. 먼저 1차 관문은 오늘밤 발표될 7월 미국 CPI가 둔화세를 보여주는지 여부입니다. 헤드라인 3.4%, 근원물가 2.5%상승이 전망됩니다. 채권 시장에서는 시장 전망치에 부합한 물가 지표가 나올 경우 미국 국채 시장은 단기물 금리부터 하락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13일에 발표될 7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도 보셔야 합니다. 전년대비 4.8% 상승이 예상되는데요. PPI는 기업들의 공급자 물가 지표입니다. 도매가가 잡혀야 시차를 두고 향후 소비자물가도 확실히 떨어진다는 안도감을 시장에 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14일에 발표될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와 기대인플레이션입니다. 대중이 '앞으로 물가가 계속 오를 것'이라고 믿으면 물건을 사재기하고 소비를 당겨서 진짜 물가를 폭등시키는 악순환이 발생합니다. 연준이 가장 두려워하는 시나리오인데 여기서 대중의 물가 심리가 꺾인 것으로 확인되면 연준은 9월 FOMC에서 금리 상단을 닫을 완벽한 명분을 얻게 됩니다.

물가 지표들이 이렇게 삼박자로 안정을 확인해주면 국채 금리 폭주는 한풀 진정되고 다시 미국 빅테크주 강세를 거쳐 국내 증시도 강력한 반등 모멘텀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