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서 1년 넘게 사는 10세 아이…인권위 "방안 찾아라"

입력 2026-08-11 12:28
"'공항 장기 노숙' 10살 난민 신청자 교육·발달권 보장해야"


난민인정을 신청한 10세 외국인 아동이 인천공항 출국대기실에서 1년 넘게 생활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가 해당 아동의 교육·발달권을 보장할 대책을 마련하라고 법무부에 권고했다.

11일 인권위에 따르면 서아프리카 말리 출신인 10세 A군은 아버지와 함께 난민인정을 신청했으나 법무부로부터 '심사 불회부' 결정을 받은 뒤 인천공항 출국대기실에서 1년여 동안 체류하고 있다.

A군 부자는 불회부 결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에서 패소했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되고 중이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난민 가족이 아무런 대안 없이 장기간 공항 내 출국대기실에 머물게 하는 것은 비인도적 처우이자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침해받는 것"이라며 "특히 A군은 교육권과 발달권이 전면적으로 침해된 상태"라고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사건을 조사한 인권위 침해구제제2위원회는 출국대기실에서 장기간 생활한 것 자체를 국가에 의한 비인도적 처우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출국대기실에는 세탁·냉난방·샤워 시설 등이 갖춰져 있고, 환승구역 내 편의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며 정기 건강검진을 받아온 이력도 확인된다는 것이다.

또한 법무부 측은 인권위에 "A군 아버지는 본국에서 박해받은 사실이 없고 난민 신청 및 면담 과정에서 '아들을 한국에서 교육받을 수 있게 일자리를 찾아서 지원할 계획'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며 "피해자들의 난민 신청이 오로지 경제적인 사유로 명백한 이유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봤다"고 회신했다.

인권위는 이와 관련해 "이들을 본국으로 송환할 시 생명·신체에 대한 박해 또는 이에 준하는 위험이 객관적으로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A군의 아버지는 본국 또는 제3국으로 출국해 현재의 체류 상태를 스스로 종료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해자들이 1년 가까이 출국대기실에 체류하면서 운동 제약, 단조로운 식사 및 정신적 스트레스를 경험했을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출국대기실에 대기하면서 피해자들이 불이익을 겪었다고 주장하더라도 국가 권력이 이를 부당하게 강제하거나 방치해 발생한 비인도적 결과라고 볼 수 없다"며 해당 부분 진정을 각하했다.

다만 인권위는 10세인 A군의 교육과 성장 문제에 대해서는 별도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아버지와 달리 A군은 자기 책임 없는 행위로 인한 불이익만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성장기 아동의 관점에서는 교육·복지·정서 발달 측면에서 상당한 불이익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적어도 아동으로서 보장받아야 할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면서도 출입국관리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대체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법무부장관에게 이에 따른 조치를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