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장사했나"…은행 ETF 전격 검사

입력 2026-08-10 17:53
수정 2026-08-10 19:42
<앵커>

은행에서 불티나게 팔린 ETF가 이번엔 불완전판매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올해 5대 은행의 판매액만 65조 원을 넘어섰는데, 수수료 문제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정치경제부 김예원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김 기자, 금융감독원이 주요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현장 검사에 들어갔는데요. 어떤 점을 살펴보겠다는 겁니까?

<기자>

네, 금융감독원은 오늘부터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SC제일은행 등 주요 6대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ETF 판매 실태 현장 검사에 돌입했습니다.

오늘(10일) 국민·우리·농협은행을 시작으로, 나머지 은행들도 이달 안에 순차적으로 점검할 예정인데요.

우선 판매 규모를 보면요. 올해 5대 은행의 ETF 판매액은 7월 중순 기준 65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지난해 전체 판매액의 세 배에 육박하고, 2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7배 늘어난 수준입니다.

이번 검사는 단순 점검을 넘어 '불완전판매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 성격이 강합니다.

<앵커>

특히 가입자 평균 연령이 고령이고 대부분 창구에서 가입했다는 점을 금감원이 주목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실제 투자자 특성을 보면, 은행 ETF 투자자의 평균 연령은 59세로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층 비중이 약 30%이고요. 80세 이상 고객 비중도 1.1%로 집계됐습니다.

또, 가입자의 93% 이상이 창구를 통한 대면 채널을 이용했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증권사 앱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 투자자들이 지점 창구를 직접 찾아 가입하다 보니, 은행 직원의 설명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투자 행태도 눈여겨볼 부분인데요.

이들의 1회 평균 투자금액은 약 6,200만 원으로 비교적 큰 편인데요.

보유 기간은 평균 42일, 특히 6개월 이내 매도하는 단기 거래 비중이 94.6%에 달했습니다.

금감원은 이런 투자 패턴을 고려할 때, 고객에게 불리한 수수료 방식이 선택되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수수료 구조가 어떻길래 문제가 되는 겁니까?

<기자>

은행들은 매수 시 금액의 약 1%의 수수료를 받는 선취 방식과, 보유 기간에 따라 연 1% 수준의 수수료를 내는 후취 방식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투자 기간이 짧을수록 후취 수수료가 유리함에도,

현장에서는 선취 수수료가 90% 이상 선택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금감원이 지적한 대표적인 사례를 보면요.

한 70대 남성 고객이 올해 초부터 자본금 1억 원을 운용해 7,800만 원이 넘는 수익을 냈지만,

이 과정에서 1,700만 원이 넘는 수수료를 부담했습니다.

만약에, 후취 수수료를 선택했다면 수수료는 약 56만 원 선으로 줄고, 수익도 1억 원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었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입니다.

여기에 '목표 수익률 설정'이 주요 쟁점으로 꼽히는데요.

전체 투자자의 약 68%가 목표 수익률을 설정했는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5% 이하, 1~3% 수준의 매우 낮은 목표를 설정한 경우도 20%를 넘습니다.



목표 수익률이 낮을수록 조기 매도가 반복되고, 그만큼 거래 횟수가 늘어나 수수료 부담이 커지는 구조라는 점 역시 금감원이 문제 삼고 있는 부분입니다.

<앵커>

투자자들의 성적표도 짚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최근 증시 조정까지 감안하면 수익률이 참담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은행을 통해 주식형 ETF에 투자한 고객의 80% 이상이 국내 주식형 상품을 선택했습니다.

특히 증시가 가장 뜨거웠던 5~6월 두 달 동안에만 5대 은행에서 30조 원 넘는 ETF가 판매됐죠.

6월 중 코스피가 고점을 기록한 이후 급격한 조정을 받으면서 당시 ETF를 매수한 투자자들은 평균 25% 이상 손실을 보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 한 은행 앱에서 투자성향 최고 위험등급의 고객을 대상으로 안내되는 ETF 상품 목록을 보면요.

3개월 수익률 상위 10개 가운데 국내 증시와 연동된 상품은 3개에 불과합니다.

결국 수익률 상위 상품은 대부분 해외 주식형 ETF에 집중돼 있다는 의미인데요.

실제 투자자들의 자금이 국내 주식형 ETF에 쏠렸던 만큼, 현재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익률에 머물러 있늘 가능성이 큽니다.

여기에 수수료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실제 투자자들의 체감 수익률은 더 낮아졌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비교적 장이 좋았던 5월 말 기준으로도 수수료를 차감한 평균 수익률은 7.5% 수준에 그쳤습니다.

<앵커>

결국 은행들이 수수료 수익을 올리기 위해 고객에게 불리한 상품 구조와 투자 행태를 유도했다는 의혹으로 번질 수밖에 없겠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올해 ETF 판매 호황으로 7월 중순까지 5대 은행이 거둔 수수료 수익은 5,600억 원을 넘었습니다. 지난해 전체 수익의 3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에서 크게 두 가지를 중점적으로 살필 예정입니다.

첫째는 수수료 구조를 고객에게 충분히 설명했는지, 둘째는 낮은 목표 수익률 설정을 유도하지는 않았는지 여부입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선취 수수료에 목표 수익률을 낮게 설정하면, 수수료를 반복해서 챙기기 유리해지겠죠.

금감원은 이 과정에서 상품 구조나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불완전판매'가 있었는지 집중 점검할 방침이고요.

검사가 끝나는 대로 '은행권 신탁제도 개선 TF'를 구성해 ETF를 포함한 신탁상품 수수료 체계 전반을 개편한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 정지윤

CG: 김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