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미용 현장에서 출발해 학문의 길로 들어선 스승과 제자가 국제적인 뷰티테라피 기준을 지향하는 CIDESCO 무대에서 나란히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차의과학대학교 황혜주 교수(47·성남시 분당구)와 김포시 사우동 로웰에스테틱 김민주 대표원장(51)이 그 주인공이다.
황 교수와 김 원장은 한국피부미용사회중앙회와 국제CIDESCO 한국지부가 주최한 '2026년 대한민국 CIDESCO 뷰티테라피 기능경진대회'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상과 국제 CIDESCO 위원회 회장상을 각각 수상했다.
지난 7일 한국피부미용사회중앙회에서 진행된 시상식에서 황 교수는 뱀부테라피 얼굴부문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스톤테라피 후면하체 부문 국제 CIDESCO 위원회 회장상, 뱀부테라피 후면하체 부문 금상을 받았다.
김민주 원장 또한 스톤테라피 얼굴부문 국제 CIDESCO 위원회 회장상을 비롯 뱀부테라피 얼굴부문 국제 CIDESCO 한국지부 회장상과 뱀부테라피 후면하체 부문 금상을 수상했다.
이들 두 사람은 현재 차의과학대학교 대학원에서 지도교수와 박사과정 제자의 관계로 이번 동반 수상은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게 됐다.
80년 역사 CIDESCO…국제적 전문기준 제시
올해로 창립 80주년을 맞는 CIDESCO는 1946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설립된 국제 미용·코스메톨로지 기구로 현재 스위스 취리히에 본부를 두고 았다.
공식 명칭은 ‘Comite International d’Esthetique et de Cosmetologie’이며 뷰티·웰니스·스파테라피 분야에서 국제적인 교육과 전문기준을 구축하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하고 있다.
1957년 벨기에와 독일, 스위스에서 최초의 CIDESCO 뷰티테라피 교육기관을 인증했으며 이듬해 첫 CIDESCO 디플로마를 발급했다. 이후 스파테라피, 뷰티·스파 경영, 스킨케어, 에스테틱, 보디테라피 등으로 전문교육과 자격 영역이 확대되어왔다.
현재 국제이사회 역시 아일랜드·노르웨이·말레이시아·스위스 등 여러 국가의 뷰티·웰니스·스파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으며 국제시험관 제도를 통해 교육과 평가의 전문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점에서 이번 대회는 단순히 미용 기술을 겨루는 경연을 넘어 ‘국내 뷰티 전문가들이 자신의 실무능력과 전문성을 국제적인 기준과 연결하고 확인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피부미용 현장에서 시작한 두 사람
황혜주 교수와 김민주 원장의 이력에는 흥미로운 공통점이 있다.
두 사람 모두 처음부터 대학 강단이나 연구실에서 출발한 학자가 아니다.
고객과 직접 만나 피부를 관리하고 화장품과 미용기술을 다루는 현장에서 전문성을 쌓기 시작했다.
황혜주 교수는 LG생활건강 방문판매 화장품 교육강사를 거쳐 장떼스떼 피부관리실 대표원장으로 활동했으며 ㈜코이즈에서 의료미용기기 및 화장품 분야 교육과장을 지냈다.
그러나 그는 현장에서 축적한 경험에 머물지 않고 학문의 길로 들어섰다.
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에서 향장학 석사학위를 받은 데 이어 차의과학대학교 대학원에서 보건학 박사학위를 취득한데 이어 현재 차의과학대학교에서 후학을 가르치고 있다.
김민주 원장의 길도 닮았다.
아모레 방문판매 화장품 교육강사로 활동했던 김 원장은 현재 김포시 사우동에서 로웰에스테틱을 운영하며 24년간 피부미용 현장을 지켜왔다.
김 원장 역시 오랜 현장 경험을 학문으로 확장했다. 건국대학교 산업대학원에서 향장학 석사학위를 받은 데 이어 차의과학대학교 대학원 보건학 박사과정에 진학했으며 현재 박사학위 과정 마지막 학기를 보내고 있다.
오랜 세월 고객의 피부를 직접 만져온 현장 전문가의 손이 이제 연구자료를 분석하고 논문을 쓰는 연구자의 손으로 영역을 넓힌 것이다.
협회에서 만난 인연, 대학원에서 ‘사제’로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곳은 대학이 아니었다.
김 원장은 한국화장품전문가협회 이사로 현장 실무와 전문성 향상을 위해 활동했고 황 교수는 협회 고문으로 학문적 자문과 후학 양성에 참여했다.
두 사람은 협회 활동을 통해 처음 인연을 맺은 뒤 뷰티산업 발전과 전문인재 양성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바탕으로 신뢰를 쌓아갔다.
그 인연은 이후 대학원으로 이어졌다.
김 원장이 차의과학대학교 대학원 보건학 박사과정에 진학하면서 두 사람은 다시 지도교수와 제자로 만났다.
현장에서 뷰티산업의 발전을 고민하던 두 사람이 이번에는 대학원 연구실에서 학문을 함께 고민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2026년 8월, 두 사람은 다시 뷰티테라피의 ‘현장’으로 돌아와 같은 무대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현장에서 시작된 인연이 학문으로 이어지고 다시 현장에서 스승과 제자가 함께 전문성을 인정받은 셈이다.
황혜주 교수 “이론과 실무 조화돼야 진정한 전문가”
황혜주 교수에게 이번 대회 출전은 학생들에게 평소 강조해온 자신의 교육철학을 직접 실천했다는 의미도 있다.
황 교수는 “교수로서 강단에 설 때에도 ‘뷰티분야는 이론과 실무가 균형 있게 조화를 이뤄야 진정한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학생들에게 강조해왔다”며 “2026 CIDESCO 대회에 참가해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하게 돼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경험을 계기로 학생들에게도 도전과 성취의 계기를 만들어주고 싶다”며 “앞으로 이론을 겸비한 실무중심형 인재를 양성하는 데 교육의 방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가 다시 기능경진대회에 직접 참가해 자신의 실무능력을 평가받았다는 점은 그의 교육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김민주 원장 “24년 현장 경험과 대학원 연구가 함께 만든 결과”
김민주 원장에게 이번 국제 CIDESCO 위원회 회장상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
24년간 한 분야에서 일해 온 자신의 경험이 단순한 ‘경력’에 머물지 않고 연구와 학문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성과이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24년간 피부미용 현장에서 쌓아온 실무 경험을 국제적인 기준에서 점검하고 전문성을 한 단계 더 높이고 싶어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 CIDESCO 위원회 회장상을 수상하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번 수상은 현장에서 쌓아온 실무 경험과 대학원에서 이어온 연구가 함께 만들어낸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앞으로도 이론과 실무를 균형 있게 발전시키며 전문성을 높이고 K-에스테틱의 가치와 경쟁력을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전문성을 높일 수 있도록 많은 지도를 해주신 고민서·노순선 교수님께도 깊이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손기술’로 불리던 피부미용, 전문학문의 영역으로
두 사람의 수상이 눈길을 끄는 것은 상의 크기 때문만은 아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 사회에서 피부미용이나 피부관리는 학문보다는 숙련된 기술과 경험을 중심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뷰티산업은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피부와 인체에 대한 이해는 물론 화장품 성분과 안전, 보건과 위생, 미용기기, 고객상담과 심리적 웰빙 등 다양한 전문지식이 요구되고 있다.
뷰티산업의 영역 또한 피부미용에서 화장품·웰니스·헬스케어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이러한 변화는 확인된다. CIDESCO 역시 전통적인 뷰티테라피에서 출발해 스파테라피와 스킨케어, 에스테틱, 보디테라피, 뷰티·스파 경영 등으로 교육 및 자격분야를 지속적으로 넓혀왔다.
따라서 오늘날 피부미용 전문가에게 필요한 것은 숙련된 테크닉만이 아니다. 자신이 하는 일을 이론적으로 설명하고 연구하며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전문성이 중요해지고 있다.
황혜주 교수와 김민주 원장의 이력은 바로 이러한 변화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피부관리실을 운영했던 현장전문가가 석·박사과정을 거쳐 대학에서 후학을 가르치는 교수가 됐고 24년째 피부관리실을 운영하고 있는 또 다른 현장전문가는 향장학 석사를 거쳐 보건학 박사학위에 도전하고 있다.
K-뷰티 다음 경쟁력은 ‘현장과 학문의 결합’
세계시장이 주목하는 K-뷰티의 경쟁력을 화장품이나 한류만으로 설명하기에는 이제 그 산업의 폭이 너무 넓어졌다.
제품 뒤에는 연구자가 있고 기술 뒤에는 교육이 있으며 무엇보다 수십 년간 고객과 만나면서 경험을 축적해온 수많은 현장 전문가들이 있다.
이들이 경험에만 머무르지 않고 대학과 연구현장으로 들어가 자신의 기술을 학문적으로 체계화하고 다시 그 지식이 교육과 산업현장으로 돌아오는 선순환이 만들어질 때 K-뷰티의 경쟁력 역시 한 단계 더 높아질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황혜주 교수와 김민주 원장의 이번 동반 수상은 개인적인 수상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스승은 피부미용 현장에서 출발해 박사학위를 받고 교수가 됐다.
그리고 제자는 24년간 피부관리실을 운영하며 석사에 이어 이제 박사학위의 마지막 관문을 지나고 있다.
그리고 2026년 여름, 두 사람은 다시 기술을 겨루는 현장으로 돌아왔다.
한 사람은 보건복지부 장관상, 다른 한 사람은 국제 CIDESCO 위원회 회장상을 받았다.
오랫동안 ‘손기술’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피부미용이 이제 경험과 기술에 연구와 학문을 더하는 전문영역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스승과 제자가 함께 목에 건 두 개의 메달은 어쩌면 K-뷰티가 앞으로 가야 할 길, ‘현장과 학문의 동행’을 보여주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