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올해 2분기 합산 영업이익 150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3분기에는 20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하반기로 갈수록 이익 증가 폭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이익 배분 요구와 환율 효과 약화, 중국 업체의 추격 등이 변수로 꼽힌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89조4천924억원, SK하이닉스는 60조5천42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양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150조350억원에 달했다.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100조원(94조8천431억원)에 육박한 데 이어 한 분기 만에 150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3분기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영업이익이 200조원에 달하는 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메모리 가격 흐름도 양사 실적에 우호적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7월 D램과 낸드 가격이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가운데, 3분기 PC용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15~20%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2분기 D램과 낸드 평균판매단가(ASP)는 전 분기 대비 각각 40%대 중반, 60%대 후반 상승했다. 회사는 내년에는 수요와 공급 간 격차가 올해보다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I 투자 확대도 메모리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을 비롯해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빅테크 기업은 2분기 시장 전망을 웃도는 실적을 거두면서 AI 투자를 위한 시설투자(CAPEX) 확대 기조도 재확인했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증가 폭은 상반기보다 완만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4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익 합산치는 210조원대로, 앞서 50조원씩 증가하던 것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10조~20조원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최근 반도체 기업들이 이익 일부를 희생하더라도 중장기 사업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계약 대부분을 장기공급계약(LTA)으로 추진하는 전략이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추세의 연장선상에서 지난 6일 엔비디아에 대한 SK하이닉스 HBM 신규 계약 가격이 기존 예상을 크게 밑돈다는 루머가 확산하면서 SK하이닉스 주가 하락을 야기하기도 했다.
갈수록 커지는 이익 배분 요구도 향후 실적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영업익의 10.5%,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했고, 나아가 주주환원 확대 계획도 발표를 앞두고 있다.
노동계를 중심으로 반도체 산업에서 발생한 초과이익을 사회적으로 재분배해야 한다는 주장도 커지고 있다.
환율도 변수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그동안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던 환율 효과가 약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처럼 국내 반도체 업체를 둘러싼 부담이 커지는 사이 중국 기업의 추격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최근 상하이 증시에 입성한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글로벌 메모리 공급 부족을 발판으로 30여년간 이어진 세계 D램 시장의 3강 구도에 도전하고 있다.
CXMT는 전년 대비 700%가 넘는 성장세로 올해 2분기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 7%를 기록한 데 이어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 14조원을 생산라인 확장과 기술개발에 투자해 선두권과의 격차 줄이기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