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육박 '세기의 재산분할'…재상고 기한 일주일 앞

입력 2026-08-09 10:29


최태원(65) SK그룹 회장과 노소영(65) 아트센터 나비 관장 간 재산분할 소송이 마침표를 찍을지 곧 결정된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두 사람의 재산분할 소송 파기환송심 판결에 대한 양측 재상고 기한은 오는 15일이다.

민사소송법에 따라 마지막 날이 토요일이거나 공휴일이면 그다음 첫 평일로 기한이 연장돼, 실질적인 기한은 17일까지다. 이 기간 최 회장과 노 관장 모두 재상고하지 않거나 상고포기서를 내면,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파기환송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다.

2017년 최 회장의 이혼 조정 신청으로 시작된 법적 다툼이 9년여 만에 끝나는 셈이다. 다만 한쪽이라도 재상고하면 사건은 다시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되는데, 법조계에서는 파기환송심 판결을 대체로 노 관장의 판정승으로 보는 만큼 재상고한다면 최 회장 측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 회장과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인 노 관장은 1988년 결혼해 세 자녀를 뒀다. 하지만 최 회장이 2015년 한 일간지에 편지를 보내 혼외 자식의 존재를 밝히면서 파경 사실이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2017년 최 회장의 이혼 조정 신청을 시작으로 양측은 지난한 소송전을 벌여왔다.

이혼 소송 1심 재판부는 SK주식을 최 회장의 특유재산으로 보고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로 현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은 2024년 5월 위자료를 20억원, 재산분할액을 1조3,808억원으로 대폭 늘렸는데, SK그룹의 성장에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과 노 관장의 기여가 있었기 때문에 SK 주식도 재산분할 대상이라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었다. 그러나 작년 10월 대법원은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불법 자금인 만큼 이 돈이 SK에 유입됐다 해도 재산분할에서 노 관장의 기여로 참작할 수 없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고 돌려보냈다. 이때 위자료를 20억원으로 산정한 2심 판단은 그대로 확정돼, 파기환송심에서는 재산분할만 다시 다뤄지게 됐다.

지난달 24일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대법원 판결 취지를 따르되 최 회장이 보유한 SK주식은 재산분할 대상이 맞는다고 판단해 재산분할금을 9,440억원으로 산정했다. 분할 대상 주식의 가액을 산정하는 기준 시점은 이혼소송의 사실심(항소심) 변론 종결일인 2024년 4월 16일로 정했다. 파기환송심 변론 종결일인 지난 6월 26일을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는 노 관장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두 시점 사이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사정은 재산분할 비율 산정에 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