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당 140만원 더 내야"…전쟁에 미국인들 부담 '눈덩이'

입력 2026-08-08 07:52
이란 전쟁 부담, 미 정부·민간 추산치 모두 급증 납세자·소비자 체감 비용 매년 확대 추세


전쟁이 길어질수록 청구서는 커지고 있다. 이란과의 전쟁이 개전 6개월을 넘기면서 미국 납세자와 소비자가 짊어져야 할 비용이 불어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군사 비용은 미 국방부(전쟁부) 발표보다 민간 부문 추산치가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지난달 22일 연방 상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현재까지 375억 달러(약 53조원)가 소요됐다"고 밝혔다. 이 비용에는 2026 회계연도까지 예상되는 추가 운영·유지비, 군인 급여, 기타 비용이 일부 포함돼 있다고 헤그세스 장관은 설명했다. 그는 이와 함께 의회에 670억 달러(약 94조5,000억원)의 추가 예산을 요청했다.

그러나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마크 캔시언 선임고문은 지난 6월 기준으로 군대 파병과 탄약, 높아진 작전 빈도, 장비 손실, 기지 피해, 유가 상승 등을 따져 전쟁 비용을 352억∼425억 달러(약 49조6,000억원∼60조원)로 추산했다. 그는 탄약 비용만 261억 달러(약 36조8,000억원) 이상으로 봤다.

미 국방부 차관보를 지낸 보수 성향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일레인 맥커스커 선임연구원은 6월 기준 전쟁 비용을 386억 달러(약 54조4,000억원)로 추산했다. 그는 이 군사비용을 미국 인구로 나누면 미국인 1인당 115달러(약 16만2,000원)를 부담하는 셈이라고 밝혔다.

하버드 케네디스쿨의 린다 빌메스 공공정책학 교수는 참전용사 혜택과 국방부 예산 급증 등 '장기적 비용'도 있다며 "나는 발발 초기부터 이 전쟁에 약 1조 달러(약 1,410조3,000억원)가 들 것이라고 말해왔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탄약 보충과 시설 재건, 동맹 지원, 참전용사 수당, 이자를 붙인 차입금 상환 등에 들어가는 비용이 포함됐다.

빌메스 교수는 WP에 "이는 매우 비싼 작전이며, 미국 납세자들은 수년간 이에 따른 비용을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방부 추산에서 빠진 중동 동맹국의 미군 기지 재건 비용도 별도로 존재한다. AEI는 미군 기지 재건비와 수리비, 설계·엔지니어링 등 간접 비용까지 합치면 50억 달러(약 7조원)가 들어갈 것으로 추산했다.

WP는 이런 직·간접적 군사 비용 외에도 이란 전쟁이 물가 상승 등 미국 소비자에 대한 2차 비용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디스 애널리스틱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일반 가구당 1,000달러(약 141만원)를 추가로 지출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으며, 여기에 군사비용에 들어가는 세금으로 250달러(약 35만원)가 더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정책에 대해 "전쟁 비용이 누적되면서 그 혜택은 지나간 일이 됐다"며 감세로 인한 상쇄 효과가 이미 끝났다고 짚었다.

브라운대 기후솔루션연구소는 전쟁 이후 미국인이 휘발유와 디젤 소비에 추가로 지불한 비용을 798억 달러(약 112조5,000억원) 이상으로 추산했다. 이는 미국 가구당 609달러(약 86만원)를 더 부담한 셈이다.

WP는 호르무즈 해협 같은 전략적 요충지의 봉쇄를 포함해 전쟁이 초래하는 더 광범위한 글로벌 거시경제적 파급 효과도 있다며, 이 수치는 너무 방대하고 산출이 복잡해 분석가들은 현재 데이터로는 계산하기 어렵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