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는 12월부터 미국으로 수출되는 폴리실리콘과 파생 상품에 관세와 최저수입가격이 부과됩니다.
폴리실리콘은 태양광 제품과 반도체의 주요 소재인데요.
이번 조치로 우리 업계는 어떤 영향을 받을지 취재 기자와 자세히 알아 보겠습니다. 산업부 이지효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 기자, 우선 뭐가 어떻게 바뀌게 되는 건지 정리해 주시죠.
<기자>
이번 조치는 크게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관세인데요. 지금까지 미국은 폴리실리콘을 원료로 만든 태양광 셀, 모듈 등에 별도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는데요.
오는 12월 4일부터는 이들 제품에 15%의 관세가 새로 적용됩니다.
다른 하나는 최저수입가격(MIP) 제도입니다.
품목 별로 가격의 바닥을 정해 놓고, 이보다 싸게 들여오면 그 차액만큼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입니다.
폴리실리콘은 킬로그램당 21달러, 태양광 셀은 와트당 0.22달러, 모듈은 와트당 0.38달러로 정해졌습니다.
그런데 지금 중국산 폴리실리콘 값이 미국에서 킬로그램당 5달러 안팎입니다.
21달러 기준을 적용하면 300%가 넘는 추가 관세를 부담하게 됩니다. 사실상 중국산은 못 들어오게 막은 조치인데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도 "중국이 더는 덤핑하지 못하도록 가격을 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중국만 겨냥한 건 아니지 않습니까? 우리 기업도 마찬가지죠?
<기자>
네, 원산지를 가리지 않습니다. 한국산도 그대로 15%가 붙습니다.
다만 한국은 미국과 무역·안보 협정을 맺은 나라로 분류되는데요.
기존 관세와 이번 추가 관세를 합쳐 15%를 넘지 않도록 상한이 걸려 있습니다.
그런데 태양광은 이 혜택을 보기가 어렵습니다. 폴리실리콘도, 셀과 모듈도 원래 관세가 0%였기 때문입니다.
더할 기존 관세가 없으니, 상한이 있어도 결국 15%를 다 무는 셈입니다.
업계가 더 주목하는 건 최저수입가격 제도입니다. 관세는 모두가 똑같이 내지만, 최저 가격은 싸게 파는 쪽만 걸리는데요.
5달러짜리 중국산 폴리실리콘에 15%를 더 매긴다고 쳐도 5달러75센트입니다. 여전히 압도적으로 싸죠.
최저 가격은 다릅니다. 21달러 밑으로는 아예 팔 수 없게 막습니다. 지금보다 중국산 폴리실리콘은 4배 이상 비싸집니다.
<앵커>
폴리실리콘은 반도체 원료이기도 하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다만 폴리실리콘은 순도에 따라 태양광용과 반도체용으로 나뉩니다.
반도체용은 값이 훨씬 비쌉니다. 이번에 정해진 킬로그램당 21달러라는 기준선 위에서 이미 거래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조치의 직접적인 영향은 태양광에 집중됩니다.
국내에서는 OCI홀딩스와 한화솔루션이 대표적인 영향권에 있습니다.
OCI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말레이시아 자회사에서 연간 3만5,000톤 생산해 미국 등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한화솔루션은 이 폴리실리콘을 활용한 셀과 모듈 사업이 주력인데요.
최근 미국 조지아주에 잉곳부터 웨이퍼, 셀, 모듈까지 생산하는 '솔라허브'를 완성해 현지 생산 체제를 구축했죠.
미국 안에서 만드는 한화솔루션은 경쟁 상대인 수입 제품 값이 올라갑니다. 가만히 앉아서 가격 경쟁력이 생기는 거죠.
〈앵커>
그럼 OCI에게는 악재만 있는 겁니까?
<기자>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부담과 이득이 같이 있습니다.
OCI 폴리실리콘은 중국산이 아닙니다. 강제 노동 규제를 지키고 수력 발전으로 생산돼 이미 프리미엄을 받고 팔립니다.
21달러라는 기준선은 OCI를 때리는 게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오히려 중국이라는 경쟁자가 사라지는 셈이죠.
다만 OCI가 폴리실리콘만 파는 건 아닙니다. 미국 텍사스에서 태양광 셀도 만들기로 했는데요.
셀을 만들려면 웨이퍼가 필요합니다. OCI는 웨이퍼를 베트남에서 생산해 조달합니다.
이번에 웨이퍼에도 관세와 함께 최저 가격이 시세의 5배 수준으로 정해진 상황이고요.
<앵커>
한화솔루션은 어떻습니까?
<기자>
한화솔루션은 상대적으로 유리합니다. 미국 안에서 태양광 잉곳, 웨이퍼를 갖춘 사실상 유일한 회사이기 때문입니다.
모듈도 마찬가지입니다. 앞으로 수입 모듈은 와트당 0.38달러보다 싸게 팔 수 없습니다.
지금 시세가 0.265달러 정도니까 40% 이상 비싸지는데요. 미국에서 만드는 한화솔루션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미국 현지에 있는 잉곳, 웨이퍼, 셀, 모듈 등에는 관세가 안 붙지만 폴리실리콘은 국경을 넘습니다.
다만 모듈 값이 오르는 폭이 더 높아서 버는 게 많다는 분석입니다.
결국 이번 조치는 '무엇을, 어디서 만드느냐'로 희비가 갈리게 됐는데요. 당장 우리 기업에 기회가 되는 부분도 있고요.
패널 값이 오르면 미국 내 태양광 설치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은 생각해 볼 부분입니다. 태양광 시장 자체가 쪼그라들 수 있는 리스크는 있는 겁니다.
<앵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