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섬웨어' 감염에 복구업체 돈 냈는데...해커와 한패

입력 2026-08-07 07:58


랜섬웨어(금품을 요구하는 악성 프로그램) 피해를 복구해준다며 피해자들에게 비용을 받은 데이커복구업체가 알고 보니 해커와 결탁한 사실이 드러나 실형을 선고받았다.

공갈 혐의로 기소된 데이터복구업체 대표 박모 씨와 직원 이모 씨에게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춘근 부장판사는 각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박씨 등은 2018년 10월 15일∼2022년 7월 26일 '매그니베르'라는 랜섬웨어 공격 피해를 입은 이들에게 데이터를 복구해주겠다며 총 730차례에 걸쳐 26억6천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악성 프로그램인 랜섬웨어는 컴퓨터 시스템 및 데이터를 암호화해 사용 불능 상태로 만들고 가상화폐 등 금품을 복구 조건으로 요구한다.

박씨 등은 랜섬웨어를 유포한 해커로부터 감염된 파일의 확장자 정보를 받아 이를 반영한 '맞춤형 광고'를 포털사이트에 내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가 광고를 보고 연락해오면 "당신을 대신해 해커에게 돈을 지불하고 해커로부터 복호화(복구) 키를 받아 파일을 복구해주겠다"며 계약을 체결했다.

사실상 해커와 결탁해 복구 대행을 독점한 것이다.

이들은 재판에서 "피해자들과 정상적인 계약을 맺어 복구 대행 서비스를 제공했을 뿐 해커와 범행을 공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들과 해커 사이에는 피해자들로부터 복구 비용을 갈취하려는 암묵적인 의사 결합이 있었다"며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매그니베르 랜섬웨어에 감염되면 피해자들은 데이터 파일의 확장자를 검색 사이트에 입력해 복구 방법을 알아본다고 재판부는 짚었다.

이어 "피고인들은 더 많은 복구계약을 맺어 수수료를 받기 위해 해커에게 데이터 파일이 감염될 경우 변경되는 확장자를 알려달라고 요구했다"며 "이렇게 받은 확장자를 포털사이트 검색 광고의 '검색 키워드'로 등록하거나 블로그에 올렸다"고 지적했다.

또 "피고인들은 복구 수수료를 취득할 수 있었고 해커는 피고인들의 협력 덕분에 훨씬 용이하게 감염 피해자들로부터 더 많은 비트코인을 취득할 수 있었다"며 "피고인들과 해커는 상대방의 범행을 인식하고 이를 이용했다"고 짚었다.

재판부는 "범행 방법, 기간, 피해자 수와 피해 금액에 비춰보면 죄질이 매우 좋지 않고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니 않는 점을 고려하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질책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