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중소기업, 정책 활용과 AI 경영이 필요하다

입력 2026-08-14 15:18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상수가 된 시대다. 수요 위축과 고금리, 고물가라는 3중고 속에서 국내 중소기업의 경영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가혹한 시험대에 올라 있다. 자본의 규모나 인력의 구성이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어떤 기업은 위기 속에 무너지고, 어떤 기업은 오히려 중견기업으로 도약하는 성과를 거둔다.

이들의 명암을 가르는 결정적 차이는 결국 저비용·고효율 경영 구조를 선제적으로 구축했는가, 그리고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경영의 지렛대로 얼마나 영리하게 활용했는가에 달려 있다.

최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이 확정한 ‘2026년도 ESG 경영 기본계획’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는 핵심 지표다. 이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대기업의 전유물이나 홍보용 수단이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에서 탈락하지 않기 위한 필수 생존 요건이며, 정책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평가 잣대가 되었다.

중진공은 ‘KOSME, 중소벤처기업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이끄는 힘’이라는 비전 아래 저탄소 전환, 사회적 가치 확산, 공정 경영 강화를 3대 축으로 설정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금융 및 설비투자 지원과 함께 현장 안전관리 컨설팅을 대폭 확대한다는 점이다. 비용 부담으로 인해 ESG 도입을 주저했던 경영자들에게는 지금이 정부의 재원과 기술 연계를 통해 기업의 체질을 개선할 최적의 시기인 것이다.

성장 잠재력을 가진 중소기업이라면 중기부의 ‘도약(Jump-Up) 프로그램’을 반드시 눈여겨봐야 한다. 올해 2기를 맞이한 이 프로그램은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중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스케일업할 수 있도록 돕는 현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다. 선정된 100개 기업의 지표를 보면 매출액 증가율과 영업이익률이 일반 제조 중소기업을 압도하고 있다.

3년간 최대 7억 5,000만 원 규모의 바우처를 포함하여 투자 유치, 전 세계 14개국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통한 해외 진출 지원 등 파격적인 패키지가 제공된다. 특히 올해는 로펌 및 민간 전문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여 신시장 진출에 따르는 법률·전략적 리스크까지 밀착 관리해준다. 이러한 스케일업 정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자력으로 성장의 한계에 부딪힌 중소기업에 새로운 활로를 열어줄 것이다.

하지만 외부의 지원 정책을 수용하기에 앞서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과제가 있다. 바로 기업 내부의 내실을 다지는 일이다. 아무리 높은 매출을 기록하더라도 재무 구조가 불투명하면 자금 유동성에 제약이 생기고, 결정적인 순간에 정부 지원이나 투자 유치 기회를 놓치게 된다.

경영 현장에서 흔히 발견되는 가지급금, 가수금, 미처분이익잉여금, 그리고 명의신탁주식 등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다. 가지급금과 가수금은 법인세 부담을 가중시키고 세무조사의 빌미가 되며, 미처분이익잉여금과 명의신탁주식은 가업 승계 시 징벌적 수준의 상속세와 증여세 폭탄으로 돌아온다. 저비용 고효율 경영의 출발점은 이러한 재무 리스크 항목들을 투명하게 정리하여 기업의 신용도를 높이는 것에서 시작된다.

기술력 확보 또한 생존의 필수 조건이다. 단순히 제품을 만드는 것을 넘어, 이를 지식재산권으로 보호하고 자산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기업부설연구소 설립과 직무발명보상제도는 중소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R&D 전략이다. 연구 전담 인력에 대한 세액공제와 다양한 금융 혜택은 물론, 직원들이 업무 과정에서 창출한 아이디어를 기업의 권리로 승계하고 보상하는 체계는 인재 유출을 막고 혁신을 가속화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확보된 특허권을 기업에 양도하는 특허권 자본화를 활용하면, 대표이사의 가지급금을 정리하거나 부채비율을 낮추어 재무 건전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이렇듯 경기 침체가 깊어질수록 경영자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져야 한다. 또한 정부의 정책 기조와 세계 경제의 흐름은 매 순간 변화하므로 전문가의 컨설팅을 통해 사업 계획을 정비하고, 법률·세무·기술이 융합된 종합적인 대응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글 작성] 김을회, 오창수 /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기업 컨설팅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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