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 꺾고 무기 선주문 1위...국산화 없인 ‘반짝 특수’ [배창학의 방산인사이드]

입력 2026-08-06 18:33
수정 2026-08-06 22:48
'21~25년 수출 점유율 9위 '25년 수출 점유율 4위 등극 차기 지상 무기 주문량 1위 원소재 수입 의존 탈출 시급 소부장 국산화·금융 지원 관건


<앵커>

K-방산이 지난 5년간 역대 최고 수준의 수출 실적을 냈지만,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계 4대 방산 강국'으로 도약하려면 400조원에 달하는 국방비를 쥔 중국을 넘어서는 것이 가장 큰 과제로 꼽힙니다.

최민정 기자가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 SIPRI의 최근 5년간 글로벌 방산시장 자료를 분석했습니다.

<기자>

지난 5년간 90조 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따낸 K-방산.

국내에선 역대급 성적표를 썼지만, 글로벌 시장의 벽은 여전히 높았습니다.



같은 기간 인도된 주요 무기 기준 한국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3%로, 9위에 그쳤기 때문인데요.

정부가 목표로 세운 세계 4위권에 진입하려면 5위 중국을 넘어야만 합니다.

문제는 중국의 압도적인 자금력입니다.

우리나라(약 66조 원)의 6배인 약 400조 원의 국방비와 거대한 내수시장을 갖고 있는데요.

대규모 국방비를 바탕으로 항공모함과 스텔스 전투기 같은 첨단 무기를 개발할 수 있습니다.

이 무기를 자국 군에 먼저 배치해 운용 경험을 쌓고 성능을 올리면서 생산 규모도 확대하는데요.

수출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입니다.



실제 중국은 최근 5년간 47개국에 무기를 공급하며 한국보다 넓은 수출망을 구축했습니다.

중국을 넘어설 방법은 없는 걸까요?

중국에 비해 국방비가 절반 수준인 독일(1,247억 유로, 약 200조 원)을 보면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유럽 국가의 무기 수요를 흡수한 독일이 세계 4위(점유율 5.7%)에 오르며 중국을 제쳤기 때문인데요.

한국도 미국과 유럽 등 우방국과의 안보 협력을 통해 중국산 무기 도입이 어려운 시장을 선점해야 하는 겁니다.



긍정적인 건 유럽에서 한국이 미국 다음으로 큰 무기 공급국이라는 점입니다.

결국 폴란드로 한정된 유럽 수출 영토를 어디까지 넓힐 수 있을지가 핵심이 될 전망입니다.

지금까지 뉴스 브리핑이었습니다.

<앵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최근 5년간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K-방산의 점유율이 미미한 수준입니다.

그런데 한국경제TV 취재 결과 지난 한 해만 보면 한국이 미국을 제치고 무기 선주문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방산인사이드 배창학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배 기자, 단 1년치지만 그래도 미국을 제쳤다는 건 상당한데, 비결이 뭡니까?

<기자>



지난 2022년 폴란드와 체결한 약 60조 원의 무기 기본 계약이 지난해부터 실적에 반영돼섭니다.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 SIPRI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세계 수출 점유율은 6%로 4위에 올랐고, 중국은 2.6%로 8위로 내려갔습니다.

점유율이 단숨에 올라간 건데 수출 일감을 줄줄이 확보한 게 주효했습니다.



지상 무기는 대다수가 세계 1위였습니다.

SIPRI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와 올해 전 세계에서 약 2,500대의 전차와 장갑차, 약 1,100문의 자주포와 로켓포를 주문 받았습니다.

전차와 포 주문량은 1위, 장갑차는 2위로 세 가지 지상 무기를 합치면 2위 미국보다 50% 앞선 1위입니다.



중국과 비교하면 전차는 90%, 포는 9배, 장갑차는 비교가 무의미할 정도로 앞섭니다.

중국의 주력 품목인 전투기 주문량은 비슷하고, 한국이 천궁 시리즈로 입지를 넓힌 미사일 등은 범접 불가 수준입니다.

<앵커>

그런데 K-방산이 올해 주요 수주전에서 4전 4패를 기록할 정도로 부진했는데요.

어떤 게 달라진 건가요?

<앵커>

유럽 등 주요국들이 진입 장벽을 높인 점이 달라졌습니다.

유럽국들은 전쟁이 터지자 하루빨리 재무장하겠다며 납기가 빠른 한국산을 샀는데 전쟁이 길어지자 프랑스, 독일 등 경쟁국들이 구매를 막았습니다.

그러면서 유럽연합이 ‘바이 유러피언’ 정책을 펼쳤고 외국산 구매는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결국 한국은 유럽이 축인 나토 회원국 캐나다의 잠수함을 포함해 해외 수주전에서 4전 4패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달 스페인에서 자주포 수주고를 올렸지만 K9이라는 플랫폼만 내줄 뿐 생산은 현지에 있는 인두라가 할 것으로 보입니다.

캐나다 사례처럼 이제는 가성비나 빠른 납기보다 안정적인 공급망과 풍부한 금융 지원이 중시되면서 K-방산의 존재감이 흐릿해지는 중입니다.

<앵커>

K-방산의 영토를 넓히려면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을 보장하는 밸류체인 구축이 시급한데요.

참고할 곳이 있을까요?

<기자>

중국은 금융 기관이 방산 소부장 연구 개발과 양산 자금 지원, 저리 대출과 보증 등을 묶어 주는 게 일반적입니다.

방산 소부장은 특성상 연구 개발 기간이 길고 수요도 적어 기업들이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데, 중국은 소부장이 발전할 생태계를 잘 조성해뒀습니다.



이에 K-방산도 중국처럼 정책의 중심을 핵심 소재, 부품, 장비로 옮겨서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무기 풀 밸류체인을 구축해야 절충교역이 용이해질 전망입니다.

현재 K-방산의 원소재 수입 의존도는 80%대, 전장의 두뇌 역할을 하는 국방 반도체는 98.9%에 달합니다.

특히 차기 수출품인 KF-21과 FA-50에 들어가는 항공 엔진용 합금의 경우 100% 외산으로 미 GE에어로스페이스의 엔진이 탑재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기업들을 데리고 뒤늦게 국산화에 나섰지만 외산을 쓰는 동안 수출하려면 원제작국의 승인을 받아야 해서 발목이 잡힐 수 있습니다.

국산품 상용화 시점을 당기려면 중국처럼 자국 군에 기술을 우선 적용해 시험 평가나 인증을 간소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앵커>

방산인사이드 배창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