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K-뷰티의 해외 성장 공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한때 실적을 책임졌던 중국 대신 북미가 새로운 핵심 시장으로 떠오르면서입니다.
올해 국내 화장품 업체들의 실적도 미국을 중심으로 갈리고 있습니다.
유통업계 트렌드를 생생하게 체험하고 가감없이 전달하는 '참견하는 기자' 시간에서 산업부 이서후 기자와 살펴봅니다.
이 기자, 전통 K-뷰티 강자였던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모두 올해 들어 ‘탈중국’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요.
<기자>
K-뷰티의 본진이었던 중국 시장이 소비 둔화에 자국 브랜드 선호 확산이 겹치면서 위축된 반면, 북미 시장이 새로운 성장축이 됐습니다.
그래프를 먼저 보시겠습니다. 최근 10년간 국산 화장품의 수출 현황인데요.
중국에 대한 수출은 2022년부터 감소세로 전환된 반면 미국은 매년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대미 수출액이 대중 수출액을 처음으로 추월했고, 올해 상반기(1~6월) 기준으로도 대미 수출이 앞서고 있습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LG생활건강의 '더후'의 경우 중국 시장에서 고급 화장품 브랜드로 자리 잡았는데요.
현지 소비자들이 예전처럼 비싼 한국 화장품을 찾지 않자 직격탄으로 맞은 겁니다.
실제로 톈마오, 샤오홍슈 등 중국 온라인 플랫폼에는 다양한 로컬 뷰티 브랜드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습니다.
마치 국내 올리브영 온라인몰을 연상시키는 모습이었습니다.
<앵커>
K-뷰티의 대장으로 떠오른 에이피알이 중국 대신 미국을 집중 공략하는 배경이겠군요.
역대급 실적을 경신하고 있으니, 이런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봐야겠죠.
<기자>
에이피알은 시작부터 '메디큐브' 등 핵심 브랜드의 해외 진출 지역으로 북미를 노렸습니다.
중국에서 성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오프라인 대신 일부 온라인 채널에만 진출하면서 '선택과 집중'을 한 셈입니다.
에이피알은 매년 북미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해, 올해 2분기 기준 미국 매출 비중은 전체의 약 50% 수준까지 커졌습니다.
올 2분기 북미 매출은 3,763억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2,104억원), LG생활건강(2,058억원) 등 경쟁사들을 제쳤습니다.
현재 에이피알은 북미 오프라인 유통 채널 입점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데요. 올 하반기에는 코스트코 입점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에이피알은 올해 북미에서만 1조3천억원 이상의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앵커>
상대적으로 뒤늦게 미국으로 눈을 돌린 아모레퍼시픽도 최근 미주 매출이 중화권의 2배까지 늘어났다고요.
<기자>
아모레퍼시픽의 올 2분기 미주 매출은 1년전에 비해 56% 증가한 반면, 중화권 매출은 6% 감소했습니다.
지난해는 미주 매출(1,344억원)과 중화권 매출(1,327억원)이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1년 만에 미주 매출이 중화권의 약 2배 규모로 신장한 겁니다.
성장을 이끈 주력 브랜드는 '라네즈'와 '코스알엑스'입니다.
가장 잘 팔린 주력 제품들의 특징을 살펴보니 눈에 띄는 점이 있었습니다.
바르고 자는 입술 팩이나, 눈밑에 붙이는 아이패치 등 현지에 기존에 없었던 차별화된 제형들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겁니다.
특히 코스알액스 브랜드의 경우, 미국 틱톡샵에서 매출이 무려 700% 넘게 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라네즈와 코스알엑스가 미국 세포라와 얼타 전 매장에 입접한 만큼 미주 매출 확대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LG생활건강은 북미에서 화장품이 아닌 탈모 샴푸가 '히어로'가 되고 있다면서요.
이건 무슨 이야기입니까.
<기자>
LG생활건강도 해외 매출을 다변화하려는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됩니다.
올 2분기 중국 매출은 5% 감소했지만 북미 매출은 47% 증가했고, 처음으로 북미 매출 비중이 중국을 넘어섰습니다.
북미 성장을 견인한 브랜드는 두피·탈모 케어 브랜드 '닥터그루트'였습니다.
LG생활건강에 따르면 닥터그루트 단일브랜드의 지난해 북미 매출은 전년 대비 800% 이상 증가했습니다.
서양권에서 탈모 등 두피 케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과 함께 해외 경쟁사들보다 저렴한 가격이 경쟁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특히 아마존과 틱톡샵 등 온라인을 통해 인지도를 확보한 뒤, 코스트코와 세포라 등 오프라인으로 판매망을 넓힌 전략이 통한 것으로 보입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3월 북미 지역의 올리브영 격인 '세포라' 오프라인 매장에 닥터그루트 처음으로 입점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번달에는 미국 전역 400여개 매장으로 입점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이서후 기자였습니다.
영상편집:노수경, CG:배소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