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제까지 해주는 AI 시대 “활용은 찬성, 답안 생성은 안돼”

입력 2026-08-06 11:02
수정 2026-08-06 11:06
학교 과제 AI 활용 찬성 43.7%…최종 답안 생성 허용 3.8% 리서치 전문기업 (주)깔로 ‘학교 과제 수행 시 생성형 AI 활용에 대한 학부모 인식 조사’


자녀가 학교 과제를 할 때 생성형 AI를 어디까지 활용해도 될까.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AI의 교육적 효과는 인정하면서도, AI가 최종 결과물을 대신 작성하는 것에는 대체로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리서치 전문기업 (주)깔로의 안태규 연구원은 2026년 7월 22일부터 29일까지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318명을 대상으로 ‘학교 과제 수행 시 생성형 AI 활용에 대한 학부모 인식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자녀가 학교 과제에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데 찬성한 학부모는 43.7%였다. 반대는 15.1%, ‘찬성도 반대도 아니다’는 중립 응답은 41.2%였다.



찬성 의견이 반대보다 많았지만 과반에는 미치지 못했다. AI를 전면적으로 허용하거나 금지하기보다 사용 목적과 방법에 따라 판단하려는 학부모가 많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AI를 어디까지 활용해도 되는지 묻자 ‘모르는 개념을 설명받는 정도까지’라는 응답이 41.5%로 가장 많았다. ‘과제 아이디어를 정리하는 정도까지’는 36.2%였다. 두 응답을 합하면 77.7%로, 학부모 10명 중 약 8명은 AI를 학생의 생각과 탐색을 돕는 보조 수단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학생이 작성한 글을 다듬는 정도까지’ 허용할 수 있다는 응답은 13.2%였다. ‘최종 답안이나 결과물을 만드는 정도까지’ 허용할 수 있다는 응답은 3.8%에 그쳤다. AI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적절하다는 응답은 5.3%였다.

AI의 설명을 참고해 내용을 이해한 뒤 학생이 자기 말로 과제를 작성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39.6%가 적절하다고 답했다. ‘보통’은 46.2%, ‘부적절하다’는 응답은 14.2%였다. 적극적으로 찬성하기보다는 일정한 조건을 충족할 때 AI 활용을 받아들이겠다는 태도에 가까웠다.



학부모들이 기대하는 효과도 과제 내용을 대신 만드는 것보다 정리하고 보완하는 영역에 집중됐다. ‘결과물의 표현을 다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응답이 55.7%로 가장 높았다. 정보 정리는 53.1%, 기한 내 과제 완성은 51.1%였다.

AI가 학생의 사고 과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컸다. ‘과제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제출할 수 있다’는 응답이 61.0%로 가장 높았다.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응답은 60.4%, ‘AI 사용 사실을 밝히지 않을 수 있다’는 응답은 59.4%, ‘부정확한 정보를 사용할 수 있다’는 응답은 58.8%였다.

가장 먼저 관리해야 할 사항으로는 ‘학생이 AI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42.8%로 가장 많이 꼽혔다. AI가 제공한 정보의 정확성을 확인하는 방법은 26.4%, 과제 목적에 맞는 사용 범위를 정하는 것은 17.3%, AI 사용 사실과 참고 내용을 밝히는 것은 8.5%였다.

학부모가 AI를 얼마나 자주 이용하는지에 따라서도 태도가 크게 달랐다. 생성형 AI를 거의 매일 사용하는 학부모의 찬성률은 81.9%였지만, 최근 3개월 동안 이용한 적이 없는 학부모의 찬성률은 9.1%였다. AI를 자주 사용하는 학부모일수록 자녀의 과제 활용에도 긍정적인 경향이 통계적으로 확인됐다.

자녀의 학교급에 따라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의 찬성률은 52.4%, 반대율은 8.8%였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는 찬성 33.8%, 반대 22.3%로 AI 활용에 상대적으로 더 엄격한 태도를 보였다.

100점 기준 AI 활용 수용성 지수도 중학생 자녀 학부모가 57.8점으로, 고등학생 자녀 학부모의 49.9점보다 높았다. 반대로 학교의 기준과 안내가 필요하다는 지수는 고등학생 자녀 학부모가 66.7점으로 중학생 자녀 학부모의 57.4점보다 높았다.

다만 이번 조사만으로 입시나 평가 부담이 이러한 차이를 만들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과제의 유형과 난이도, 평가 반영 정도 등을 추가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정에서 자녀의 AI 활용 규칙을 정할 의향이 있다는 학부모는 56.3%였다. 가정에서 가장 필요한 지도로는 ‘AI가 만든 답변을 그대로 복사하지 않도록 지도해야 한다’가 64.8%로 가장 높았다.

‘과제 목적과 관계없는 용도로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응답은 63.2%, ‘AI가 제시한 정보를 다른 자료와 비교해 확인해야 한다’는 응답은 61.3%였다. AI를 사용하기 전에 학생이 먼저 생각하도록 지도해야 한다는 응답과 AI 사용 사실을 밝히도록 해야 한다는 응답은 각각 60.1%였다.

학교에 필요한 기준으로는 AI를 사용한 사실과 참고 내용을 표시하는 방법이 58.2%로 가장 많이 꼽혔다. 책임 있는 사용 안내는 57.2%, 허용되지 않는 사용 사례는 56.3%, 평가 기준은 53.5%, 과제별 허용 범위는 50.0%였다.

하지만 현재 학교나 교사의 AI 활용지침을 대략적이거나 구체적으로 알고 있다는 학부모는 40.6%에 그쳤다. 지침이 있다는 사실만 알고 있거나 지침 자체를 모른다는 응답은 55.9%였다. 학교의 AI 활용 기준이 학부모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않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다.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학부모들은 생성형 AI를 전면 금지하거나 제한 없이 허용하기보다 개념 설명, 정보 정리, 아이디어 구상과 같은 보조적 활용은 받아들이는 경향을 보였다. 대신 최종 결과물 생성, 내용을 이해하지 않은 채 복사하는 행위, AI 사용 사실을 밝히지 않는 행위에는 명확한 제한이 필요하다고 인식했다.

본 조사를 수행한 안태규 연구원은, 조사 결과가 "학교 현장에서는 AI 사용 여부만 정하기보다 과제 유형과 학교급에 맞는 허용 범위와 금지 사례를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학생들의 AI 사용이 갈수록 보편화 되는 가운데 무작정 AI 사용을 막기보다는 AI가 제공한 정보의 검증 방법과 사용 사실을 표시하는 기준도 함께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