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와 여당이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등 ‘메가특구’에 반도체 연구개발(R&D) 인력의 '주 52시간‘ 예외 등 노동 규제 완화를 추진하자 노동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아직 부처간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숙고에 들어간 모습인데요.
주무부처인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노동계와의 사회적 대화가 먼저”라며 속도조절을 시사했습니다.
세종 주재기자 연결합니다. 전민정 기자, 노동부 장관이 메가특구 노동 규제 완화에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는데, 어떤 발언을 했습니까?
<기자>
김영훈 노동부 장관이 오늘 출입기자단과의 오찬간담회에서 노동 유연화의 필요성을 따져봐야 한다며 메가특구법 노동 특례 수정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발언을 살펴보자면 김 장관은 “반도체 특별법에서도 주 52시간 근무제 예외 적용이 안 들어가면 '앙꼬 빠진 찐빵'이라고 했는데, 그게 아니어도 반도체 기업은 지금 엄청난 이익을 내고 있다"며 "너무 예송 논쟁처럼 되면 안 된다"고 언급했고요.
이미 현재 주 최대 64시간까지 일할 수 있는 특별연장근로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 실제 기업이 잘 신청하지 않는다고 전했는데요.
현재 신청 건수는 4건 정도 밖에 없고 주요 반도체 기업인 SK나 하이닉스는 아예 신청을 하지 않았다는 설명입니다.
즉, 장시간 노동이 기업 경쟁력에 직결된다고는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치며 메가특구 규제 특례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 건데요.
그러면서 김 장관은 노동계가 요구한 사회적 대화가 먼저라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그는 “노사 입장차를 없앨 수는 없고 사실관계에 기초해서 합리적 대안을 찾으면 된다"면서 "노동계와의 소통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메가특구를 둘러싸고 제기되는 파견제 확대와 기간제 제도 개선 등 노동규제 완화 요구에 대해서도 기업들의 오래된 요구인 만큼 합리적으로 토론하면 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앵커>
그런데 메가특구 노동 유연화, 노동계가 반발하는 이유는 뭔가요? 이렇게 노동계 반대가 거세다면 향후 입법 과정도 순탄치 않을 텐데요.
<기자>
메가특구 노동 특례의 핵심 내용부터 살펴보자면요.
노동부는 지난달 말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노동 규제를 유연화하는 내용이 담긴 호남권 반도체 메가특구 특별법 추진 방안을 보고를 했는데요.
여기엔 업계의 숙원이죠. 소득 상위 3% 고소득 관리자와 반도체 연구·개발(R&D) 직군에 주52시간제를 예외 적용하고 연장·야간·휴일근로 수당을 적용하지 않는 이른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도입 방안이 담겼습니다.
또한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 기간을 현행 최대 2년에서 4년으로 늘리고 전문업종 등을 대상으로 현재 32개 업무로 제한된 파견 허용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양대노총은 “노동권 후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요. 이재명 대통령에게 면담까지 요구하는 등 적극 투쟁에 나서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황입니다.
노동계는 규제 완화가 노동자의 과로를 방치하고 메가특구에 '안 좋은 일자리'를 양산할 것이라고 보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특정 산업에서 예외가 허용되면 다른 산업과 기업도 동일한 특례를 요구하면서 주52시간제가 사실상 무력화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당초 이르면 이달 중 의원 입법 형태로 메가특구법 초안을 공개한다는 계획이었는데요.
노동계가 제동을 걸면서 메가특구 노동 특례의 구체적인 내용과 적용 대상,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고, 지금은 논의를 숙성시키는 과정에 있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현재 관계부처인 산업통상부와 노동부도 막판 협의 중인데요.
산업부는 "대부분 이견이 해소된 상황으로 막바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지만, 김 장관이 이날 노동계 의견을 추가로 듣겠다는 입장을 내비치면서 향후 정부 내 의견 조율에 있어서도 난항이 예상됩니다.
지금까지 세종스튜디오에서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