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외국인의 지하수 대량 채취를 규제하기 위한 법적 장치 마련에 착수했다. 외국인에 대한 영주권 요건 강화와 불법 체류 단속 확대에 이어 지하수 이용까지 관리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산케이신문은 5일 일본 국토교통성이 주변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지하수의 대량 채취를 막기 위한 법규제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같은 날 이 부처 산하 전문가 위원회가 지하수를 채취하는 기업이나 개인이 사전에 국적, 채취 위치와 용도, 채취량 등을 신고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한 제언에 따른 것이다.
위원회는 지하수 채취가 다른 사람의 지하수 이용에 지장을 미칠 우려가 있는 경우 시정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법이나 조례 정비를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일본 정부가 제도 마련에 나선 배경에는 외국인의 지하수 이용 증가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산케이는 지난해 초 정부 조사에서 전국 12개 지자체에서 외국인에 의한 지하수 채취 사례가 49건 확인됐으며, 일부 지자체를 제외하면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 출범 이후 일본 정부는 외국인에 대한 관리 강화 정책을 잇달아 추진하고 있다.
출입국재류관리청(입관청)은 지난 4일 영주권 허가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의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은 영주권 취득을 위해 일본인 가구 평균 소득을 웃도는 연소득을 요구하고, 후생 연금에 30년간 가입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수준의 연금 수급 예상액을 충족하도록 했다. 연금이 부족한 경우에는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금융 자산을 보유해야 한다.
지난달에는 불법 체류 외국인 단속을 강화하기 위해 입관청 인력을 올해 안에 200명 이상 증원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시민단체들 사이에서는 '외국인 인권 침해', '지나친 배외주의'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외국인 규제 강화는 일본유신회 등 보수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요구해 온 사안으로, 보수 성향 언론도 이를 지지하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이날 입관청 자료를 인용해 영주권을 가진 외국인의 1.96%가 생활 보호 급여를 받고 있고, 이는 일본 전체 수급률인 1.62%와 비슷하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독립적인 생계를 영위할 것'이라는 영주권 허가 요건에 대한 심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