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세제 개편안,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건설사회부 유주안 기자 나왔습니다. 유 기자, 이번 세제 개편안을 보면 사실상 강남권을 정조준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30억 원이 넘는 아파트들만 세금이 늘어나는 것 아닙니까?
<기자>
개편안에 따르면 공시가격 14억 원 이하 주택은 종합부동산세 비과세이기 때문에 시가 기준으로 15억~20억 원 수준의 주택에서는 보유세 부담이 지금보다 줄어들게 됩니다. 30억 원대 주택부터 보유세가 지금보다 늘어나게 되는데, 다주택자나 비거주 1주택자는 물론이고, 거주하고 있는 1주택자라 하더라도 소위 초고가 주택이라면 인상되는 세율에 따라 세금이 크게 늘어나게 됩니다.
보유세 개편안에 따른 영향을 지도를 보면서 설명하겠습니다. 서울 25개 자치구에 위치한 아파트의 ㎡당 매매평균가격을 나타낸 것인데요.
강남구(3,734만 원), 서초구(3,489만 원)가 3,000만 원이 넘기 때문에 국민평형인 84㎡ 기준 시세가 평균 30억 원 수준으로, 종부세가 늘어나는 구간에 있습니다. 바로 아래에 송파구(2,856만 원)와 용산구(2,694만 원)가 있는데, 개별 단지 시세나 평형에 따라 종부세가 늘어나는 직접 영향권에 있습니다.
세제 개편안에 따라 사실상 강남 3구와 한강 벨트 라인 정도가 종부세 납세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이고, 특히 초고가 주택이 밀집한 곳의 보유세 부담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그런데 종부세 인상 폭도 상당하지만, 실질적인 세금 부담은 양도세 쪽이 더 큰 것 같습니다. 특히 강남권 매물을 늘리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양도세제 역시 비싼 주택을 팔아 차익이 많아질수록, 또 늦게 팔수록 더 많은 세금을 내도록 설계됐습니다.
현행 제도에서는 10년 이상 보유한 집을 팔 때 양도세를 최대 80%까지 깎아주는데, 앞으로는 거주한 경우에만 공제 혜택을 주고, 차익이 큰 경우에는 공제액에 한도를 두기로 했습니다.
1주택자, 취득가 25억·양도가 75억, 10년 거주·보유 시 양도세 변화/자료:재정경제부
구분
‘27년(현행)
‘28년(중간단계)
‘29년(본격 시행)
공제율
80%(거주 40%·보유 40%)
80%(거주 60%·보유 20%)
80%(거주 80%)
공제액 상한
없음
20억(한도)
10억(한도)
산출세액
3.16억
9.23억
13.73억
정부가 제시한 초고가 주택 양도 사례를 보시면, 10년간 직접 거주한 주택을 팔아 50억 원의 양도차익을 남겼다고 가정할 때 내년까지는 양도세가 3억 원 수준이지만, 단계적으로 높아지면서 2029년이 되면 네 배 넘는 13억 원대로 늘어납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에 이어 1주택자마저 세금이 크게 늘어나게 되는 결과인데, 시장에 매물이 나오게 될지 전문가 의견 들어봤습니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 세금이 적게는 1억에서 많게는 10억 원 이상까지 더 나오는 경우가 발생할 거고요. 여기에 종부세 인상이 매년 계속되게 되면 고정적인 현금 흐름이 없는 경우에는 고가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고민이 필요한 지점입니다. 이제 2029년 이전까지는 호가를 조정해서 매도에 나서는 경우들이 다수 있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다른 의견도 있는데, 양도세 부담이 너무 커지면서 오히려 매물 잠김 후 관망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거나, 매물이 나오더라도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 등으로 인해 받아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자산가들끼리 주고받는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습니다.
<앵커> 사실상 30억 원 선을 두고 세금 부담이 크게 갈리면서, 오히려 서울 중저가 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전세시장도 불안해질 텐데, 어떤 분석들이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지금까지 1주택자에게 세금 혜택이 집중되고, 핵심지의 고가 주택이 높은 가격상승률을 보여 왔기 때문에 소위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가 강해져 왔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팔아서 남는 것도 줄고 보유 자체도 부담스러워진다면 더 이상 '똘똘한 한 채'로 부르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전문가들 중에선 이제는 ‘덜 똘똘한 한 채’로 수요가 옮겨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세제 개편안에 따라 향후 시가 30억 원 이하 정도까진 보유세 부담이 적어지는데, 이쪽으로 오히려 수요가 몰려 가격을 최대 한도로 끌어올리는 풍선효과가 나올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또한 공급이 그대로인 상황에서, 금융 규제에 이어 조세로까지 수요를 틀어쥐게 되면 임대차 시장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는데요, 들어보시지요.
[차진수 동작구 차씨네부동산 대표: 거주했을 때 받는 혜택들이 가장 큰 금액대의 아파트들이 동작구에 좀 많다고 생각하거든요. 임대인들이 본인이 직접 들어와서 살겠다고 하면 이 전세 매물은 하나 주는 건데 임대차 시장에 좀 혼란이 있지 않을까...]
결국 모두가 기다리는 건 공급에 대한 소식일 것이고요, 정부는 조만간 공급 확대와 금융 규제 완화 내용을 담은 부동산 종합대책을 발표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