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에 납품하는 돼지고기 가격을 수년간 담합해 소비자 가격을 끌어올린 혐의로 대형 유통업체 6곳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동부지검은 2017년 8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이마트 납품용 돼지고기 가격을 담합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로 도드람푸드 등 유통업체 6곳과 임직원 12명을 기소했다고 4일 밝혔다.
다만 가격 정보 교환 행위를 처벌하는 공정거래법 규정이 2021년 12월 시행돼, 그 이후 담합 행위만 기소 대상이 됐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담합 행위를 적발한 공정위에 고발요청권을 행사해 지난 4월 고발장을 접수하고 강제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약 3개월간의 수사를 통해 이마트에 돼지고기를 납품한 모든 업체가 해당 기간 돼지고기 견적 가격을 합의해 결정하고 이마트에 제출한 견적 가격 정보를 매주 상호 교환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마트가 담합 업체들로부터 매입한 돼지고기 구매액 합계는 1조2천억원에 이른다.
이들 업체는 2017년 8월 이마트가 가격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납품업체들이 제출한 견적가격을 공개하지 않기로 하자 해당 정보를 상호 교환해 납품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되도록 했다. 이들은 담합 행위가 드러나지 않도록 소액의 차이를 두고 입찰하는 수법을 썼다.
행사나 재고 처분 등 변수가 생길 경우에는 개별적으로 연락해 가격을 조율했고, 2021년 11월부터는 텔레그램 단체 비밀 대화방을 개설해 납품가격을 함께 맞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다 공정위가 이들 업체의 담합 의혹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하자 임직원들이 조직적으로 메신저 대화 자료 등 관련 증거를 인멸하기도 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일부 업체에서는 준법감시를 맡은 법무팀 직원이 전산자료 삭제를 지시한 사실도 확인됐으며, 검찰은 이를 조사방해 행위로 보고 범행을 주도한 4명을 특정해 기소했다.
검찰은 이 같은 담합 행위가 실제 소비자 가격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2023년 11월 담합 행위가 적발된 이후에는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2023년 ㎏당 5천134원에서 2024년 5천239원으로 상승했음에도 대형마트 삼겹살 가격은 (납품 경쟁을 통해) 전년 동기 대비 25.5% 하락했다"며 적발 전까지는 담합 행위로 인해 대형마트 판매가격이 최소 2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에도 경쟁 질서를 해쳐 국가 경제를 교란하는 각종 공정거래사범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