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호황" SK하이닉스 현금 쌓는다더니…무디스 결국 움직였다

입력 2026-08-04 11:27
수정 2026-08-04 23:37
무디스, 발행자·선순위채 등급 'Baa1→A3' "AI 메모리 호황에 향후 12∼18개월 수익·현금흐름 개선"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가 인공지능(AI) 메모리 호황에 따른 이익과 현금 창출력 개선을 반영해 SK하이닉스의 신용등급을 처음으로 A등급대로 상향 조정했다.

4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무디스는 전날 SK하이닉스의 장기 발행자 신용등급과 선순위 무담보채권 신용등급을 기존 'Baa1'에서 'A3'로 한 단계 올렸다. 등급 전망은 '안정적'을 유지했다.

SK하이닉스가 2012년 SK그룹 편입 이후 현재 사명으로 무디스의 A등급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국제 3대 신용평가사 가운데 첫 A등급이기도 하다. 현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BBB+'와 '긍정적' 전망을, 피치(Fitch)는 'BBB+'와 '안정적'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무디스는 등급 상향 배경에 대해 "SK하이닉스는 향후 12∼18개월 동안 높은 수익성과 현금 창출력을 유지하면서 재무구조와 재무유연성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이는 향후 반도체 업황 하강 국면에 대응할 수 있는 상당한 완충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힘입어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등 첨단 메모리 제품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반도체 업체들이 웨이퍼 투입과 생산능력을 AI 관련 메모리 제품으로 재배분하면서 범용 메모리 공급 증가가 제한되고, 메모리 시장 전반의 가격에도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무디스는 이를 반영해 SK하이닉스의 조정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지난해 약 65조원에서 올해 약 274조원, 내년에는 약 374조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에 힘입어 영업현금흐름이 투자 지출과 주주환원 규모를 크게 웃돌아 SK하이닉스의 순현금 규모도 향후 12∼18개월 동안 더욱 확대될 것으로 봤다.

무디스 추산 기준 SK하이닉스의 조정 순현금은 지난해 말 약 10조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약 67조원으로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순현금 100조원 이상을 유지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상태다.

무디스는 "대규모 순현금은 늘어나는 투자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상당한 재무적 유연성과 메모리 산업의 높은 경기 변동성을 견딜 수 있는 완충력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또 AI용 HBM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하는 등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의 경쟁력,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보수적인 재무정책도 신용도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다만 메모리 반도체 산업 특유의 경기 변동성과 중국 메모리 업체와의 경쟁 심화, 경쟁력 유지를 위한 대규모 설비투자 부담은 부담 요인으로 지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