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35억' 넘으면 1주택자도 징벌적 과세 [8.3 부동산 세제 개편]

입력 2026-08-03 18:00
정부가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주택 양도소득세와 보유세 모두 실제 거주한 보유자의 경우 부동산세 부담이 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거주하지 않거나, 거주하더라도 초고가주택을 보유한 경우라면 세금부담이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세제개편안에 대해 “투자 목적 주택보유에 징벌적 과세를 매김으로써 실거주 중심으로 체질 바꾸려는 시도”로 평가하고 있다. “실거주자에게는 당근, 투기와 단기매매에는 채찍”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먼저 양도세의 경우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장기거주소득공제로 개편됨에 따라 비거주 보유자의 공제 혜택은 단계적으로 사라지는 대신 거주에 대한 공제율이 올라간다. 최대 공제율 80%는 유지된다. 공제액에 한도를 신설해 공제율을 적용한 양도차액이 2028년도 20억원, 2029년부터는 10억원을 넘어서는 경우 세부담이 지금보다 늘어나게 된다.

재정경제부가 제시한 사례에 따르면 25억원에 취득한 주택에서 10년간 거주한 후 75억원에 매도할 경우 현행 제도에선 산출세액이 3억1500만원이다. 향후 공제액 한도가 신설되면, 2028년에 매도하는 경우 산출세액은 9억원이 넘어가게 되고, 그보다 1년 뒤인 2029년 매도한다면 13억7300만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보유세 역시 실거주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은 낮추되, 고가주택의 경우 1주택자여도 세부담이 훨씬 늘어나는 구조로 바뀌게 된다.

실거주 1주택자 기본공제액을 12억에서 14억으로 상향해 시가 약 20억원 수준이라면 종합부동산세를 물지 않아도 되는 반면 1주택자여도 비거주자의 기본공제액은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아진다. 또 주택 수와 과세표준 액수에 따라 매겨지는 종부세율을 주택 가액 기준으로 일원화하는 조치에 따라 1주택자여도 초고가 주택의 경우 세율 구간이 전반적으로 높아지게 됐다. 과세표준 25억원 초과 주택에는 기존 3주택 이상 보유자에게 매겨지던 세율 3.0~5.0%이 적용되며, 세부담 상한비율도 150%에서 200%로 올라간다.

세액공제도 양도세와 동일하게 보유공제를 거주공제로 전환하고, 공제상한(2027년 800만원, 2028년 이후부터는 600만원)을 설정했다.

정부 제시한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주택 가액에 따라 이번 세제개편에 따른 영향이 크게 달라진다.



주택 1채를 가진 60세가 10년 거주한 주택에 대한 보유세는 현행 세제에서 시가 20억원 수준인 경우 370만원 가량의 보유세를 내야하지만 개편안에 따르면 353만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시가 30억원 수준 주택 보유의 경우도 세부담은 소폭 줄어든다. 반면 주택가액이 시가 기준 50억원, 70억원인 경우 세부담은 큰 폭으로 늘어나게 되는데, 시가 50억 수준의 경우 현행 1350만원 수준인 보유세가 1879만원으로, 시가 70억원 수준의 경우 2257만원이 보유세가 4615만원으로 늘게 된다.

전체적으로 종합부동산세 납세자수는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2025년 귀속 주택분 종부세 납세 대상자는 53만8439명으로, 전년의 45만5331명에서 8만3108명 증가했다. 올해는 공시가격 상승으로 종부세 납세 대상자는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이번 세제개편안을 통해 1주택자 기준 과세대상 주택을 시가 20억원 수준인 공시가격 14억원으로 올림에 따라 종부세 과세 대상자는 공동주택 기준 상위 2.3%에 해당하는 36만3천호 정도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랩장은 이번 세제개편안에 대해 “1주택자더라도 초고가라고 부르는 주택을 보유한 경우 늘어나는 부담들이 상당한 수준”이라며 “조세 강화를 통해 부담이 큰 사람은 팔라고 유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이번 개편은 한마디로 ‘실거주자에게는 당근, 투기나 단기매매에는 채찍’으로 요약할 수 있다”고 총평했다.

권대중 한성대 석좌교수는 “다주택자에 대한 공정시장가액비율을 80%로 올리는 등 보유세 개편 부분을 보면 징벌적 과세같은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일부 고가주택 보유자들이 조세반발을 한다 해도 숫자가 적어 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수 있다”면서도 “공평과세 원칙에 따라 가만 놔둬도 누진되는 효과가 있는데 가격 상승에 대한 책임을 고가주택보유자들에게 지우는 것은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