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 대책 아닌 징벌적 과세...전월세 부담만" [8.3 부동산 세제 개편]

입력 2026-08-03 18:00
[부동산 전문가 긴급 진단]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두고 전문가들은 집값 안정 효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수요 억제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늘어난 보유 부담이 전월세 시장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3일 보유세의 실거주자 혜택을 강화하는 한편 다주택자에 대한 부담은 높이고, 양도소득세는 완화해 매도를 유도하는 내용의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전문가 6인에게 이번 개편안이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물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편안으로 보유 부담이 큰 주택 소유자의 일시적인 매도를 유도할 수 있지만, 곧바로 집값 안정으로 연결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랩장은 이번 개편안을 “보유 부담이 큰 사람의 매도를 유도하는 정책”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초고가 매수 주체는 풍부한 현금 자산을 가지고 보유 부담 안고 매수하기 때문에 가격 안정까지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존 부동산 규제의 큰 틀은 달라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주택자 규제는 유지한 채 고가 주택의 보유 부담을 추가로 높이는 방식인 만큼 시장 안정으로 이어지는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규제 패러다임이 바뀌지 않았다”며 “종부세, 양도세를 2027년까지 유예해 주겠다는 식으로 나오다 보니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세제 개편으로 초고가 주택 가격 안정을 목표로 하는 정책 방향성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다.

이창무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는 “초고가 주택에 올인해 제도를 바꾼들 시장이 안정될까에 대한 의문이 있다”며 “초고가에 대한 세금이 부담스러워지면 차고가로 수요가 몰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거주를 강요하는 정책으로 인해 중심지인 도시 쪽에서 밀려나는 이들의 출퇴근 시간이 늘어나는 등 사회적 비용이 더 늘어나는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번 개편안을 ‘징벌적 과세’라고 평가한 권대중 한성대학교 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매물 증가 현상은 단기적으로 있을 수 있지만 수요 억제와 대출 규제로 시장을 안정화 시키는 것은 중장기 대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결국 주택 공급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집값 안정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강화된 세 부담이 임대차 시장으로 전가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문제는 공급이 안 되는 것”이라며 “지금 올라가는 세 부담은 결국 세입자에게 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우려했다.

다만 김 연구위원은 정부가 현재의 수요 억제 중심 정책 기조를 단기간 안에 전환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도 “공급이 부족한 서울 등 핵심 지역에서는 가격 하락효과까지는 제한적”이라며 “매입 임대 사업 혜택 축소로 임대주택 공급이 다소 줄어들 수 있어, 월세 전환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세제가 복잡해지면서 주택을 사고팔거나 갈아타려는 실수요자의 절세 전략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취득과 양도 시점, 그리고 실거주 여부에 따라 비과세 및 공제 적용 여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김제경 소장은 “취득, 양도 시점에 따라 세금 판단이 달라져 개인이 대응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함영진 리서치랩장은 “다주택자는 2027~2028년 중과 완화 구간을 활용해 처분 시점을 저울질할 필요가 있으며, 이사와 갈아타기 계획이 있다면 2026년 10월 시행일 전후로 비과세 특례 적용 여부가 갈리므로 날짜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