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글라스가 시험 부정행위 수단으로 떠올랐지만, 교육계의 대응은 맨눈으로 AI글라스를 구별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최신 모델은 얇은 다리와 50g 안팎 무게로 일반 안경과 점점 구분이 어려워지고 있다.
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근 교육부는 시도 교육청에 AI 글라스를 반입 금지 물품에 포함하고 부자연스러운 행동을 주의 깊게 살피라는 공문을 보냈다. 지난 5월 전기산업기사·소방설비기사 시험에서 AI글라스 착용 응시자 3명이 적발된 데 이어 토익 정기시험에서도 응시자 2명이 연달아 적발된 데 따른 조치다.
문제는 대학가다. 올해 하반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수시 논술전형을 앞두고 있지만 대응은 미흡한 실정이다. 교내 커닝은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어서 사각지대에 놓여 있고, 지난해 생성형 AI를 이용한 부정행위로 홍역을 치르고도 대응이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교내 스마트글라스 활용 부정행위 대응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된 바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고, 고려대와 이화여대, 성균관대 등도 별도 지침 없이 대응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중앙대 의대의 경우 지난해 9월 학생평가 지침에서 AI 안경의 시험장 반입을 금지하고 "안경다리가 비정상적으로 두꺼운지 확인한다", "안경다리를 반복적으로 터치하거나 조작하는 행동을 관찰한다"는 적발 방법을 명시했다. 하지만 불과 1년 사이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며 이런 방법은 무용지물이 됐다. 지난달 22일 공개된 삼성의 AI 글라스만 봐도 디스플레이 없는 음성 모델로, 얇은 다리와 50g에 불과한 무게로 일반 뿔테 안경과 구분이 어려운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기술 속도에 맞춘 근본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명예교수는 "기술 발전으로 일반 안경과 구분이 안 되는 시대가 됐으니 결국 탐지기를 도입할 수밖에 없다"며 "시험 응시를 녹화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단순히 AI를 활용 못 하게 하는 지침으로는 결국 얼마든지 시험 부정행위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과제 해결의 모든 과정을 정리해 제출하게 하고 연구 노트를 첨부하게 하는 등 AI를 쓰더라도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평가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