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 방치돼 표류 중인 스페이스X 로켓의 잔해가 달 표면에 충돌할 예정이라는 외신의 보도가 나왔다.
31일(현지시간) AP통신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작년 1월 15일 스페이스X 로켓 '팰컨9'은 달 착륙선 2척을 싣고 발사됐는데, 1단 로켓(하단부)은 발사 직후 지구로 돌아왔지만, 2단 로켓(상단부)은 달 착륙선들을 궤도에 진입시키는 임무를 마친 뒤 우주 공간에 버려졌다. 이 상단부 잔해가 우주를 떠돌다 달 충돌 궤도에 진입했고, 전문가들은 미 동부시간 기준 오는 8월 5일 새벽(한국시간 5일 오후) 달 앞면에 충돌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주 추적 전문가 빌 그레이에 따르면 팰컨9의 잔해는 시속 8,700㎞ 속도로 달 서쪽 가장자리에 있는 아인슈타인 분화구 주변에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이 충돌로 TNT 3t 규모의 폭발력이 발생하며, 지름 27m에 깊이 5m의 새로운 충돌구(크레이터)가 생기고 먼지와 파편 구름이 솟구칠 것으로 예상된다.
길이 약 12m, 무게 약 4,500㎏에 달하는 이번 팰컨9 파편 충돌은 버려진 로켓이 달에 실수로 충돌하는 두 번째 사례다. 앞서 2022년에는 중국 로켓 파편이 달 뒷면에 충돌해 충돌구 두 개를 만든 바 있다.
그러나 지구에서 직접 눈으로 보긴 어려울 전망이다. 충돌 시 발생하는 섬광은 지속 시간이 1초 미만이어서 육안으로 포착하기엔 너무 어둡기 때문이다. 대신 솟구친 파편들이 띠처럼 줄을 이뤄 우주 공간으로 수 킬로미터 뻗어나갈 수 있어, 지구에서도 망원경을 통해 수십 분 동안 관측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충돌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달 궤도 탐사선과 한국의 달 궤도선 다누리가 함께 관측한다. 두 탐사선은 충돌 전후 현장 사진을 수집할 예정이며, 미국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의 벤저민 페르난도 연구원은 다누리가 충돌 2분 전 로켓 잔해에 불과 수 킬로미터 이내로 접근할 것으로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우주 쓰레기' 자체에 크게 우려하지는 않지만, 이번 사례가 점점 더 많은 물체가 궤도에 몰려들면서 커지는 위협을 잘 보여준다고 AP는 설명했다. 페르난도 연구원은 "이번 충돌에 관심을 갖는 이유 중 하나는 잔해 충돌이 향후 우주 비행사들에게 얼마나 큰 위험이 될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