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수사권 폐지' 국회 통과에…檢총장대행 사의 표명

입력 2026-07-31 18:18
與주도로 본회의서 표결 처리 구자현 대행 "형소법 개정 책임 통감"


검사의 직접 수사 권한을 전면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처리되자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사의를 표명했다.

이날 법안은 재석의원 178명 가운데 찬성 175명, 반대 2명, 기권 1명으로 가결됐다. 민주당 당론으로 추진된 이번 개정안에는 곽상언 의원이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고 이소영 의원은 기권했으며, 개혁신당에서도 이주영 의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법안 처리에 반대해 전날 개정안의 본회의 상정 직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를 신청해 토론을 이어온 국민의힘은 이날 표결에 불참했다.

이번 형소법 개정안의 핵심 내용은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다. 검사의 직접 수사를 막고 보완수사권도 폐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검사는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경찰은 1개월 안에 보완수사를 마쳐 결과를 검사에게 알려야 하며 필요하면 수사 기간을 최대 1개월 연장할 수 있다. 수사 과정의 모든 자료는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에 기록하도록 했다. 피해자 보호를 위한 장치도 마련됐다. 경찰이 사건을 불송치할 경우 고소인·피해자·고발인이 이의를 신청할 수 있게 했고, 이에 필요한 사건 기록 열람·등사 권한도 부여했다. 아울러 중대한 위법 수사를 근거로 공소가 제기된 경우와 소추 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해 공소가 제기된 경우를 공소 기각 판결 사유로 새롭게 추가했다.

법안 통과 직후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31일 퇴근길에서 "형소법 개정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방금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15일 취임한 지 258일 만이다. 그의 사의 표명은 이번 형소법 개정안 통과에 대한 반발 차원으로 해석된다.

앞서 법안 상정을 앞둔 전날에도 구 대행은 입장문을 내고 "현재 국회에서 진행 중인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등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의 내용과 그 방향성에 대해 검찰총장 직무대행으로서 무거운 마음"이라며 공개적으로 우려를 밝힌 바 있다. 구 대행의 사표가 수리되면 검찰총장 직무는 박규형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맡아 '대행의 대행'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여야 반응은 갈렸다. 법안 처리를 주도한 민주당은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주희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70여년간 이어져 온 형사사법 체계가 마침내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는 원칙 위에 다시 서게 됐다"며 "무소불위의 권한을 남용한 검찰을 개혁하라는 국민의 명령에 국회가 응답한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에 동조해온 조국혁신당도 같은 입장을 냈다. 신장식 대표는 국회 로텐더홀에서 "검찰이 깡패처럼 휘둘러 온 수사권이 형사소송법에서 삭제됐다"며 "검찰의 특권이 다른 이름, 모습으로 되살아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이 끝내 국민 여론을 저버리고 소수 강성 지지층의 손을 들어줬다"며 "오늘부로 '빽' 없는 선량한 국민은 국가가 마지막으로 제공하던 법률적 안전장치를 잃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