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피해자가 치료비 떠안아…한의협 "보험사 위한 시행령"

입력 2026-07-31 17:57


대한한의사협회가 국토교통부가 추진 중인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개정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현재 입법 예고된 개정안에서는 자동차 사고가 난 환자(자동차보험)가 8주를 넘겨 치료받으려면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 손해배상의료심사위원회'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해당 심사에서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환자가 치료비를 부담해야 한다.

한의협은 이번 개정안에 대해 민간 손해보험사의 손해율은 낮아지지만, 국민건강보험 재정에 막대한 부담을 전가한다고 봤다.

대한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사가 부담해야 할 교통사고 치료비를 국민건강보험으로 떠넘기는 것과 다름없다”며 “보험사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 국민건강보험 재정 손실을 유발하는 시행령 개정은 즉각 폐기되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지난해 감사원의 자동차보험 향후치료비 지급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향후치료비를 지급받은 환자 가운데 연평균 약 37만 명이 합의 이후 동일 상병으로 건강보험 진료를 받아 총 822억 원의 건강보험 공단부담금이 추가로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이들 환자는 같은 기간 자동차보험으로 총 4,769억 원의 향후치료비를 지급받았으며,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자동차보험과 건강보험 간 이중보상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자동차사고로 인해 건강보험 재정이 먼저 지출된 뒤 보험회사 등에 청구하는 구상금 환수율은 2019년 74%에서 2020년 69.25%, 2021년 62.35%, 2022년 51.81%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한의협은 “자동차사고 치료비는 원인자인 가해자와 자동차보험사가 책임지는 것이 원칙"이라며 "사기업인 보험사의 비용 절감을 위해 공적기금인 국민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초래하는 자배법 시행령 개정을 즉각 중단하고, 보건복지부 등이 함께하는 범정부 협의체를 구성해 자동차보험과 건강보험 간 재정 전가 규모를 전면 재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