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주 뒤흔든 'AI 예언자'…25세 헤지펀드 창업자 누구?

입력 2026-07-31 17:36
마진콜 직면에 반도체·AI주 휘청…시타델 인수 후 급반등


지난 27∼29일 세계 증시를 뒤흔든 AI 관련주 급락과 반등 뒤에는 20대 헤지펀드 창업자가 있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31일(현지시간) 오픈AI 연구원 출신 리오폴드 애션브레너(25)가 이끄는 헤지펀드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이하 시추에이셔널)가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로 지난 29일 밤(현지시간) 자산 대부분을 강제 매각할 위기에 몰렸다가, 세계 최대 멀티전략 헤지펀드 시타델이 24시간도 안 돼 30일 개장 직전 구원에 나서면서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다고 전했다. 시추에이셔널의 마진콜 사태는 27∼29일 급락장의 숨은 배경이자 30일 반등의 도화선으로 지목되고 있다.

'AI계의 노스트라다무스'로 불려온 애션브레너는 독일 베를린 출신으로, 15세에 월반해 미국 컬럼비아대에 입학했다. 수학·통계학과 경제학을 복수 전공하고 2021년 수석으로 졸업한 뒤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자선재단 '퓨처펀드'를 거쳐 2023년 오픈AI의 초정렬팀에 합류했으나, 정보 유출 혐의로 해고됐다. 그는 회사 측 설명과 달리 해외에서의 위협에 대한 경각심 부족을 문제 삼다 쫓겨났다고 주장해왔다.

2024년 발표한 AI의 미래를 다룬 에세이 '상황 인식'이 실리콘밸리와 워싱턴 정가에서 화제를 모으면서 그의 이름값도 함께 뛰었다. 이 지명도를 발판 삼아 같은 해 샌프란시스코에서 동명의 헤지펀드를 세운 그는 반도체·전력·클라우드 등 AI 인프라 확장 수혜주에 베팅하는 전략으로 2년이 채 안 돼 운용자산을 450억달러까지 불렸다. 올해는 5월까지 수수료 차감 후 270%에 달하는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골드만삭스·JP모건·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이 자기자본의 4∼5배에 달하는 자금을 빌려주며 베팅을 뒷받침했는데, 이는 시장이 급변하면 손실을 증폭시키는 고배율 레버리지의 위험을 떠안는 구조였다. 그러나 최근 몇 주간 AI 관련주가 흔들리자 대출은행들은 태도를 바꿔 마진콜에 나섰고, 바클레이스는 "한 섹터에 대한 노출도가 과도하다"며 프라임브로커리지 요청 자체를 거절하기도 했다.

애션브레너가 마진콜에 대응해 포지션을 청산하기 시작하자 그 여파는 전 세계 시장을 덮쳤다. 오라클럼캐피털의 부크 부코비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 29일 급락장을 두고 "솔직히 전혀 정당화되지 않는 매도세였다. 뭔가 다른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며 "이제야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겠다"고 말했다.

구원의 손길은 극적으로 찾아왔다. 밀레니엄매니지먼트와 제인스트리트도 시추에이셔널의 포트폴리오 인수를 검토했지만, 결국 시타델이 애션브레너에게 직접 연락해 밤새 협상을 벌인 끝에 30일 개장 직전 헐값에 자산을 인수하는 거래를 성사시켰다. 이 거래로 시추에이셔널의 운용자산은 지난 7월 초 450억달러에서 100억달러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시추에이셔널이 보유했던 SK하이닉스·샌디스크·블룸에너지·네비우스 등 상장주식 가운데 시타델은 차입금으로 조달된 자산만 인수했고, 앤트로픽 지분(50억달러 이상) 등 투자자 자본으로 조달된 비상장 자산은 시추에이셔널이 그대로 지켰다.

거래 소식이 전해지자 30일 뉴욕 증시는 곧바로 반응했다. 그동안 짓눌려있던 반도체·AI 인프라 관련주가 일제히 급반등하면서 아이렌·샌디스크·코어위브 등 시추에이셔널이 보유했던 주요 종목이 20% 넘게 뛰었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도 8.19% 급등해 1년 3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를 오히려 긍정적 신호로 읽는 시각도 있다. CNBC 진행자 짐 크레이머는 "이런 식으로 팔아야만 하는 사람들을 걸러내고 나면 결국 바닥을 확인하게 된다고 항상 믿어왔다"며 "이번 일은 하나의 '청산 이벤트'다. 같은 종목에 마진을 낀 투자자가 그 말고도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댄 나일스 애널리스트도 최근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 부진과 자본지출 축소를 AI 사이클의 정점이 아닌 일시적 "걸림돌"로 규정하며, 디레버리징이 마무리되면 강한 반등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본 바 있다.

한편 그는 이번 사태로 시추에이셔널을 소규모 비상장 투자기구로 재편해 운용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번 주말인 8월 1일에는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 비서실장인 약혼자와 캘리포니아 카멜밸리에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