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비싸도 더 산다…삼전닉스 ‘청신호’

입력 2026-07-31 10:04
수정 2026-07-31 10:20


아마존이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클라우드 성장에 힘입어 분기 매출 2000억달러를 처음 돌파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을 반영해 올해 자본적지출 계획을 2000억달러에서 2200억달러로 높이고, 2027년까지 데이터센터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수요에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아마존은 30일(현지시간)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2006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인 1964억~1970억달러 수준을 웃돌았다. 영업이익도 43% 증가한 274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실적 성장을 이끈 것은 클라우드 사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였다. AWS 매출은 42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6.7% 증가했다. 시장이 예상한 31% 안팎을 크게 웃돌았으며 18분기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AWS 영업이익은 166억달러로 전년 동기 102억달러보다 63%가량 늘었다.

아마존의 AI 사업과 자체 반도체 사업도 각각 연환산 매출 250억달러를 돌파하며 전년 대비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AWS 수주잔고는 4960억달러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순이익은 626억달러, 주당순이익(EPS)은 5.75달러로 시장 전망치 1.82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다만 순이익에는 앤트로픽 투자에서 발생한 534억달러의 세전 평가이익이 반영돼 본업의 수익성과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가 주목할 부분은 실적보다 아마존의 투자계획과 공급 부족에 관한 설명이다.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현금 기준 자본적지출 전망을 기존 약 2000억달러에서 2200억달러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증액 이유로는 메모리 가격 상승을 직접 지목했다.

메모리 가격이 오르자 서버 구매량을 줄이거나 투자를 연기하는 대신 예산을 200억달러 늘려 비용 증가분을 흡수하기로 한 것이다. 아마존은 기존 AWS 장기계약 가격은 유지하지만 새로 체결하는 계약에는 메모리와 하드디스크, SSD 등 부품 원가 상승을 반영하겠다고 설명했다.

투자액을 늘려도 공급 부족은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재시 CEO는 2200억달러를 투자해도 올해 수요를 모두 충족할 수 없으며 이러한 상황이 2027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2027년에 추가할 설비의 대부분이 이미 예약됐고, 2028년 공급분에 대해서도 상당한 수요가 확보됐다는 설명이다.

아마존은 데이터센터의 경우 가동 약 2년 전부터 투자를 시작하지만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는 고객 수요를 확인한 뒤 투입 수개월 전에 구매한다고 밝혔다. 현재 서버 투자가 실제 계약과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집행되고 있다는 의미다.

아마존의 투자 확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뿐 아니라 서버 D램과 기업용 SSD 수요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마존은 AI 수요가 기존 클라우드 사업까지 함께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학습 이후의 강화학습과 AI 에이전트의 도구 사용에는 일반 CPU가 활용되고, AI 데이터 저장과 벡터 데이터베이스 운영에는 추가적인 메모리와 스토리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AI 투자 수혜가 GPU에 탑재되는 HBM에서 범용 서버와 서버 D램, 기업용 SSD로 확산하고 있다는 신호다. HBM 경쟁력을 확보한 SK하이닉스는 물론, 범용 D램과 낸드 비중이 큰 삼성전자에도 유리한 흐름이다.

아마존의 최근 12개월 기준 유형자산 순매입액은 1690억달러로 전년보다 64% 증가했다. AI 투자 확대로 잉여현금흐름은 181억8000만달러 흑자에서 76억달러 적자로 전환했다. 그런데도 아마존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시간외거래에서 8% 넘게 급등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에 이어 아마존까지 클라우드 성장과 AI 투자 확대, 공급 부족을 재확인하면서 하이퍼스케일러의 설비투자가 정점을 지났다는 우려는 한층 완화될 전망이다. 특히 아마존이 메모리 가격 상승에도 구매량 조정보다 예산 증액을 선택했다는 점은 하반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을 뒷받침하는 신호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