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더 매력적”…삼전닉스 담은 외국 운용사 이유 있었다 [쩐널리즘]

입력 2026-07-30 19:00
수정 2026-07-31 09:28
비스타셰어즈 투자전략가 인터뷰 중국 발 공급 과도한 우려 제기 삼전닉스 경쟁력 높게 평가 [쩐널리즘]


외국인 기관투자가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둘러싼 중국발 공급 우려가 과도하다는 진단을 내놨다.

미국 상장지수펀드(ETF)를 운용하는 비스타셰어즈(VistaShares)의 다비드 페더스톤하우(David Fetherstonhaugh) 투자전략가(EVP)는 30일 한국경제TV 인터뷰에서 “내년에 중국이 시장에 물량을 쏟아낼 것이라고 강하게 보지 않는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앞으로도 최소 몇 년은 경쟁 우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스타셰어즈가 운용 중인 1조원 규모 상장지수펀드(ETF)에는 SK하이닉스 7.53%, 삼성전자 1.97%가 편입돼 있다. 페더스톤하우 전략가는 최근 한국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시장 평가가 지나치게 흔들렸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분기마다 뛰어난 실적과 실행력을 보여주고 있는데도 밸류에이션은 오히려 압축되고 있다"며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의 핵심 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은 더 매력적인 진입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같은 반도체주로 묶이지만 강점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D램(DRAM) 비중이 높고,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비중이 더 크다는 것이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는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높은 영역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그는 “시장에 새롭게 생긴 불확실성이 두 기업에 똑같이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며 “단기와 중기 관점에서 과도하게 반영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수급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24일부터 29일까지 대규모 매도를 이어가던 외국인은 30일 매수세로 돌아섰다. 다만 국내 증권가 시각은 여전히 엇갈린다. 이날 여의도에서는 14개 증권사가 SK하이닉스 보고서를 내놨고, 목표주가를 올린 곳은 한국투자증권과 DB증권 2곳에 그쳤다. 한국투자증권은 가장 높은 목표가를 제시했지만,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 등 6곳은 목표가를 낮췄고 나머지 6곳은 유지했다.

페더스톤하우 전략가는 반도체 업황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하이퍼스케일러의 설비투자(CAPEX)를 꼽았다. 그는 “알파벳과 같은 빅테크의 AI 투자 기조가 이어지는지, 그리고 그 돈이 한국 기업들로 얼마나 흘러가는 지가 중요 하다”며 “이번 실적 시즌은 한국 반도체에 대한 판단을 다시 정교하게 만들 계기”라고 말했다. 메모리 가격 전망도 핵심이다. 그는 “2027년과 2028년을 경영진이 어떻게 보는 지에 따라 산업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중국 경쟁 업체의 증설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중국이 내년에 시장에 대규모 물량을 쏟아낼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노광 장비 증설이나 시장 점유율 확대 가능성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정학과 정책 변수는 계속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원인과 촉매는 다르다”며 “일부 레버리지 상품은 변동성을 키울 수 있지만, 결국 핵심은 AI 수요와 메모리 가격, 실제 자본 지출이 어디로 향하느냐”라고 말했다.

또 외국인 장기 투자자들은 한국 증시에 우호적이라고 설명했다. 페더스톤하우 전략가는 “AI뿐 아니라 방산, 전력망, 전기화 같은 분야에서 한국의 존재감이 크다”며 “단기적으로는 일부 매도가 있었지만, 장기 기관 투자가들은 한국의 산업 경쟁력을 점점 더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시장이 볼 것은 단순한 주가 변동이 아니라, 실제로 돈이 어디로 들어가고 어디에서 마진이 확대되는지”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