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을 달구고 있는 극심한 폭염이 최소 다음 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다음 주부터는 동풍이 불면서 서울 등 백두대간 서쪽의 기온이 더 치솟는 가운데, 최고 단계인 강도 5까지 발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제13호 태풍 '돌핀'이 향후 기압계의 변수로 떠올랐다.
30일 기상청 브리핑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는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이중으로 덮고 있으며, 당분간 이러한 기압계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를 덮은 고기압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약해지기는커녕 공기가 가열돼 팽창하는 영향으로 더 강화되겠다.
남쪽에서는 고온다습한 공기가 계속 유입되는 데다 구름이 적은 맑은 날씨로 강한 햇볕까지 더해지면서 폭염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중기예보에서도 당분간 더위가 꺾일 가능성은 낮게 나타났다. 다음 달 2일부터 9일까지 전국이 대체로 맑은 가운데 아침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고, 낮 기온은 평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31일부터 8월 2일까지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21∼27도, 낮 최고기온은 32∼38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3일부터 9일까지는 아침 기온이 24∼27도, 낮 기온이 33∼39도일 전망이다.
사실상 유일하게 달라지는 점은 지상의 풍향이다. 현재 지상에 가까운 대기 하층 고도 800m 지점에 서풍이 주로 부는데, 고기압 중심부가 옮겨가면서 8월 4일께 동풍으로 바뀌겠다.
동풍으로 풍향의 변화는 수도권을 비롯한 백두대간 서쪽 기온을 끌어올리겠다.
공기는 산을 넘으면 건조해지고 뜨거워진다. 습윤한 공기가 산기슭을 타고 오르면 고도가 100m 높아질 때마다 기온이 0.5∼0.6도 떨어진다. 기온이 낮아지면서 공기 중 수증기는 응결해 땅으로 떨어진다.
수증기가 빠져 건조해진 공기가 산기슭을 타고 내려갈 때는 고도가 100m 낮아질 때마다 기온이 1.0도 정도 오른다. 그러면서 산을 넘은 바람이 불어 드는 지역, 풍하측은 고온 건조한 바람을 맞게 된다. 이런 현상을 '푄현상'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동풍이 백두대간을 넘어 서쪽으로 불어오면 수도권 등 서쪽 지역은 더욱 뜨겁고 건조한 공기의 영향을 받게 된다.
중기예보에 따르면 8월 5일 서울 한낮 기온이 37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날 강원 강릉과 부산은 낮 기온이 34도에 머물겠다.
대구는 다음 주에도 낮 최고기온이 38∼39도에 달하겠는데, 분지여서 한 번 들어온 열이 잘 빠져나가지 않기 때문이다.
폭염과 함께 남부지방에서는 가뭄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 장마 기간에도 상대적으로 비가 적었던 영남지역의 강수량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다.
장기간 이어질 폭염의 변수로는 올해 제13호 태풍 돌핀이 꼽힌다. 돌핀은 지난 27일 괌 동쪽 3천490㎞ 해상에서 발생해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이날 오전 9시에는 괌 동쪽 2천280㎞ 해상을 지났다.
태풍이 지나갈 해역의 수온이 세력을 키우기에 충분히 높은 상태여서 돌핀은 향후 강도 5까지 발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도 5는 태풍 강도 가운데 최고 단계로 중심 최대 풍속이 54㎧(시속 194㎞) 이상인 경우다. 과거에는 초강력 태풍으로 분류됐다.
기상청은 일단 돌핀이 8월 4일까지 서북 서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후 이동 경로에 따라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향후 태풍의 움직임이 폭염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