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져서 부러진 게 아닙니다”...‘골다공증’이 보내는 마지막 신호

입력 2026-07-30 10:06
“미끄러져 손목이 부러졌습니다.” “고관절이 부러져 응급수술을 받았습니다.”

대부분은 단순한 사고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형외과 전문의들은 이런 골절의 상당수가 사고 때문이 아니라 이미 약해진 뼈가 먼저 무너진 결과라고 말한다.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우리나라에서 골절은 더 이상 단순한 외상이 아니다.

골다공증으로 인해 발생하는 척추·손목·고관절 골절은 거동을 어렵게 만들고 장기간 재활과 입원으로 이어질 수 있어 건강수명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꼽힌다.

인천나누리병원 관절센터 고영완 원장은 “골다공증은 단순히 뼈가 약한 상태가 아니라 골절 위험이 매우 높은 질환”이라며 “골절이 생기기 전에 발견하고 관리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골다공증은 단순한 노화 현상이 아니다.

우리 몸에서는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와 오래된 뼈를 제거하는 파골세포가 균형을 이루며 뼈를 지속적으로 재생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조골세포의 기능은 감소하는 반면 파골세포의 활동은 유지되면서 뼈가 만들어지는 속도보다 없어지는 속도가 빨라진다.

그 결과 뼈 속이 점차 비어 골밀도가 감소하고 작은 충격에도 쉽게 골절이 발생하게 된다.

고 원장은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한 건물도 내부 철근이 부식되면 작은 충격에도 무너지듯, 골다공증도 겉으로는 이상이 없어 보여도 뼈 내부가 이미 약해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대부분의 환자가 이를 전혀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다. 즉, 부러질 때까지 모른다.

허리가 조금 굽거나 키가 줄어드는 것도 단순한 노화로 생각하기 쉽고, 특별한 통증이 없어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 가벼운 낙상이나 일상적인 움직임만으로도 척추 압박골절이나 손목, 고관절 골절이 발생한다.

고 원장은 “환자들은 골절 때문에 병원을 찾지만, 실제로 치료해야 하는 질환은 골절 뒤에 숨어 있는 골다공증”이라며 “골절은 골다공증이 보내는 마지막 신호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골다공증은 일반 엑스레이만으로는 초기 진단이 어렵다. 고 원장은 “고층 건물의 외관만 봐서는 내부 철근이 얼마나 튼튼한지 알 수 없는 것처럼, 골밀도 검사는 뼈 안이 얼마나 단단한지를 확인하는 검사”라고 비유했다.

대표적인 DXA(덱사) 골밀도 검사는 척추와 고관절의 골밀도를 측정해 앞으로 골절이 발생할 위험을 객관적으로 평가한다.

최근에는 혈액검사를 함께 시행해 골형성 능력과 골흡수 정도, 비타민 D 상태 등을 함께 확인하면서 보다 정밀한 맞춤 치료가 가능해지고 있다.

고 원장은 “골다공증 검사는 현재 뼈가 약한지를 확인하는 검사이면서 동시에 앞으로 골절이 발생할 가능성을 예측하는 검사”라며 “골절이 생긴 뒤 치료하는 것보다 골절 위험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골절 예방의 첫걸음은 적절한 시기에 골밀도 검사를 받는 것이다.

고 원장은 “여성은 폐경이 시작되는 50세 전후, 늦어도 폐경 후 1년 이내에는 한 번 골밀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며 “남성도 70세 이상이거나 이전에 골절을 경험했거나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복용하는 등 위험요인이 있다면 골밀도 검사를 권장한다”고 말했다.

또 키가 예전보다 2~3cm 이상 줄었거나, 작은 충격에도 골절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경우, 부모에게 고관절 골절 병력이 있는 경우에도 연령과 관계없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료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골다공증 치료는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과거에는 뼈가 더 빠져나가지 않도록 억제하는 치료가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새로운 뼈 생성을 촉진하는 치료제도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고 원장은 “골다공증은 뼈가 약해지는 병이지만, 결국 우리가 막아야 하는 것은 골절”이라며 “50세 이후에는 혈압과 혈당을 관리하듯 뼈 건강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습관이 건강수명을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