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 동결에 커진 '인플레 의구심'…주식·채권 동반 '하락'

입력 2026-07-30 05:13
수정 2026-07-30 06:43
美금리 3.50∼3.75%…5연속 '동결' 미국채 30년물 금리 2007년 후 최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인플레이션 위험 우려 속에 미국 장기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뉴욕증시가 하락했다.

2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53.18포인트(-2.19%) 하락한 5만1,594.1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12.63포인트(-1.52%) 내린 7,316.1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33.97포인트(-1.74%) 내린 2만4,442.94에 각각 마감했다.

●미국채 30년 금리 2007년 이후 최고치



미 장기 국채 금리가 급등한 것은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현 3.50∼3.75%로 동결 결정한 데 따른 반응이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했다.

기준금리 동결은 올해 1월, 3월, 4월, 6월에 이어 5차례 연속이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새로 취임한 이후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2연속이다.

연준의 이날 통화 정책 결정문은 지난달 회의 때 내놓은 것과 거의 같았다. 문구 하나와 금리 결정 표결 수, 소수의견(인상) 위원이 누군지를 밝힌 것만 달랐다.

연준은 "중동 분쟁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고조됐음에도 경제 활동은 견조한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생산성 향상과 자본 투자는 강력하다. 일자리 증가는 노동력과 보조를 맞추고 있으며, 실업률은 거의 변화가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인플레이션은 FOMC의 2% 목표치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부분적으로 에너지 등 특정 부문에서 물가 상승을 유발한 공급 충격에 따른 것"이라며 "위원회는 물가 안정을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시 연준 의장은 금리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오직 단 하나의 목표만이 존재하며 그것은 (물가상승률) 2%"라고 말했다.

연준은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을 '양대 책무'(dual mandate)로 표현하며 추구하고 있는데, 이란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에너지 공급 충격으로 인한 미국 내 물가 상승을 잡는데 주력하겠다는 취지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30년 만기 미국채 수익률은 이날 뉴욕증시 마감 직후 5.21%로 전장 대비 0.11%포인트 급등(채권가격 하락)했다. 이는 금융위기 이전인 지난 2007년 7월 이후 1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인플레 의구심 가중…美주식·채권 동반 하락



연준의 이 같은 결정은 인플레이션 대응에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증시 하락으로 이어졌다.

막대한 인공지능(AI) 투자, 중국과의 경쟁 심화에 대한 두려움이 고조되며 연일 압박을 받고 있는 반도체주가 이날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iShares 반도체 ETF(SOXX)는 5.5% 하락해 5거래일 연속 약세를 기록했고 종목별로는 마이크론, KLA가 약 10%씩 급락했고 AMD도 5.5% 큰 폭으로 밀려났다.

미국과 이란이 지난 주말 이후 잠시 중단됐던 무력 공방을 재개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한 점도 이러한 우려를 가중시켰다.

ICE선물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90.74달러로 전장보다 7.9%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도 배럴당 84.46달러로 6.6% 상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란의 요르단 미군기지 기습공격에 대해 "우리는 두들겨 팰 것"이라고 말하며 강도 높게 응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DBS은행의 수브로 사르카르 에너지 부문 책임자는 "중동 분쟁이 완화와 격화를 반복하면서 브렌트유 가격이 단기적으로 배럴당 80∼100달러 범위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