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국적 중환자 6년 치료했는데…8억 떼인 병원

입력 2026-07-29 10:46
권익위, 무연고 외국인 치료시 의료비 미수금 지원 방안 등 마련 권고


무연고 외국인 중환자를 의무적으로 치료한 병원이 수억원대 의료비를 회수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국민권익위원회가 의료비 미수금 지원 등 대책 마련을 관계부처에 권고했다.

29일 권익위에 따르면 중국 국적의 A씨는 2019년 9월 관광비자로 입국한 뒤 9일간 일을 하다 쓰러졌고, 다른 의료기관을 거쳐 혼수상태로 같은 해 12월 B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B병원은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과 '의료법'에 따른 의무치료 규정에 따라 A씨에 대한 진료를 거부·중단하지 못하고 6년여간 치료를 이어갔다. 하지만 치료가 장기화되면서 체납 의료비는 약 8억4천만원까지 불어났다.

A씨의 자녀 등 중국에 있는 가족들은 경제적 사정을 이유로 의료비를 납부할 수 없다는 뜻을 밝히고 치료 포기서를 제출했다.

권익위는 지난해 7월 B병원 대표로부터 민원이 제기되자 보건복지부, 외교부, 울산광역시 등과 소통하며 병원비 및 송환 문제를 해결하려 애썼지만 현행 규정 등의 문제로 속도가 나지 않았고, A씨는 올해 4월 결국 세상을 떠났다.

현재로선 B병원이 정부나 유가족으로부터 체납 의료비를 보상받기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권익위는 비슷한 사례의 재발을 막기 위해 의식불명 상태의 무연고 및 미등록 불법체류 외국인 환자에 대한 본국 송환 절차와 의료비 미수금 지원 제도를 마련할 것을 관계기관에 권고했다.

권익위는 의료기관에는 중증·장기 무연고 외국인 환자를 치료할 의무를 부과하면서도 의료비 미수금과 본국 송환 문제를 지원하는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아 유사한 피해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권고에 따라 울산광역시는 관련 부서별 행정지원 매뉴얼을 마련하기로 했으며, 외교부도 유사 사례 발생 시 외교적 지원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