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낙폭 과도, 극단적 저평가"…전문가들, 긴급 진단

입력 2026-07-28 17:43
수정 2026-07-28 17:55
리서치센터장들 "낙폭 과도, 극단적 저평가"


코스피가 28일 10% 넘게 폭락한 가운데 낙폭이 과도하다는 증권가 전문가들의 평가가 나왔다.

2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과 시황 전문가들은 이 매체가 진행한 긴급 설문에서 코스피가 극단적 저평가 국면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표면적 촉매로는 중국 최대 D램 업체 창신메모리(CXMT)의 상하이 증시 상장 흥행과 중국 국영기업의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개발 소식이 꼽혔지만, 전문가들은 이것만으로 이날 낙폭 전체를 설명하기 어렵다고 봤다.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만 세 차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될 만큼 극심한 변동성 자체가 투자자의 공포를 자극하고 다시 변동성을 키우는 악순환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반등의 열쇠로는 이번 주 예정된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SK하이닉스,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가 제시됐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6,000포인트 이하는 극단적 저평가로 판단하며, 반등을 위해서는 중동 전쟁 종료에 따른 인플레 우려 완화와 반도체 회복, 국내 수급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반등 시 이전 고점인 9,300을 현실적인 상단으로 보며, 전고점 돌파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금리 환경 도래로 성장주 중심으로 매도 물량이 출회할 가능성이 있다. 금리 인상 우려 완화 시 매수 재개될 것이나 중동 불안으로 확률은 낮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오늘 코스피 급락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발 충격파라고 판단한다. CXMT의 상하이 증시 상장 흥행과, 중국 기업의 DUV 노광장비 개발 소식이 겹치면서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증설 및 글로벌 메모리 경쟁 심화 우려를 자극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러한 재료들이 표면적인 촉매는 맞지만, 오늘 낙폭 전체를 설명하기에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 개별 재료보다는 연쇄 조정 과정에서 시장의 면역력 자체가 약해진 상태에서 악재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진 것이 근본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복되는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 발동 자체가 투자자들의 학습된 공포로 작용하며 변동성을 재생산하는 악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는 것이 현재 시장의 특징"이라고 짚었다.

이러한 현상이 해소되기 위해서는 "이번 주부터 예정된 SK하이닉스 및 미국 '매그니피센트7'(M7) 실적이 시장의 우려를 완화해줄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중국발 메모리 경쟁 심화 우려와 관련해서도 구체적인 기업명·성능·양산 일정 등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막연한 공포가 지속될 소지가 있어, 관련 정보의 구체화 여부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반도체 업종이 단기적으로 중국발 경쟁 심화 우려에서 자유롭기는 어려워 변동성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은 있다. 다만 이를 곧바로 장기 약세장 진입으로 단정하기보다는, 실적이라는 팩트를 통해 우려의 정도를 재확인하는 국면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밸류에이션(평가가치)과 상대강도지수(RSI), 이격도 등 주요 기술적 지표는 모두 과매도 국면을 가리키고 있고, 아직 실적 등 펀더멘털 측면에서 현실화한 둔화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최근의 낙폭은 다분히 과도한 측면이 짙다고 판단했다. 또 "실적 시즌을 거치며 점진적인 안정을 되찾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시장 하락은 기업 펀더멘털의 근본적인 훼손이라기보다는 대형 이벤트를 앞둔 불확실성과 중국발 악재, 그리고 AI 수익성 우려가 동시에 반영된 결과로 진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AI 인프라 투자 급증으로 알파벳의 잉여현금흐름(FCF)이 적자 전환했고 엔비디아가 오픈AI의 데이터센터 자금 조달을 지급 보증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빅테크의 현금 흐름 악화와 AI 투자자본수익률(ROI)에 대한 의구심이 크게 부각됐다"며 "여기에 CXMT의 성공적 상장 및 양쯔메모리(YMTC)의 연내 상장 준비로 중국발 메모리 공급 과잉 우려가 부각되었고, 중국의 DUV 노광장비 양산 소식까지 더해져 반도체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이러한 우려들과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경계감이 맞물리며 코스피가 심리적 지지선인 120일선을 하방 이탈했고, 이에 따라 패닉셀이 급격히 확산했다"고 진단했다.

황 센터장은 "7월 한 달간 극단적인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이 해소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7월 FOMC의 불확실성 완화와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확인이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현재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기준 7월 금리 인상 확률이 37.9%까지 급등하는 등 연준의 통화정책 예측 가능성이 매우 낮아진 상태인데, 이번 회의에서 매파적 연준에 대한 경계감과 추가 긴축 우려가 강화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연준의 온건한 신호가 확인되는 것과 더불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를 통해 펀더멘털 안정성이 확인된다면 시장을 짓누르던 과도한 하락세도 빠르게 진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하반기 코스피 흐름의 반등 트리거는 SK하이닉스(29일)와 삼성전자(30일) 실적 발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장기공급계약 확대를 통한 실적 안정성 증명, 대규모 투자 계획에 대한 구체적 설명, 주주환원 정책, 그리고 피크아웃 우려 해소 여부가 향후 주가 방향성을 결정짓는 핵심 관전 포인트라고 짚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29일부터 본주와 ADR 간 리치 가능한 상호전환이 개시될 예정이어서 본주의 상대적 저평가를 해소하는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결론적으로 FOMC에서 매파적 스탠스가 과도하게 부각되지 않고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과 주주환원 기대감이 확인된다면, 코스피는 하반기에 과도한 낙폭을 회복하며 주도주를 중심으로 다시 반등 흐름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 다올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이번 급락은 반도체 실적 훼손이 아니라 AI 투자수익률 의구심과 쏠려있는 포지션 청산이 동시에 발생한 결과로 판단한다"며 "CXMT 상장과 중국 노광장비 국산화는 현 시점에서 가까운 미래 이익 위협으로 보긴 어렵다. 중국의 점유율 확대 가능성을 부각시킨 심리적 촉매 정도"라고 설명했다.

다만 "기존 급상승장에서 높아진 반도체 시가총액 비중이 역설적으로 충격을 증폭시킨 결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어 "최근의 잦은 서킷브레이커는 펀더멘털 변화보다 상승 과정에서 높아진 반도체 집중도와 레버리지 지수상장펀드(ETF)의 수급에 따른 결과로 판단된다"며 "미국 금리 안정, 빅테크 설비투자(CapEx) 가이던스 유지가 동시에 확인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후자의 경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절대규모(AUM)는 이미 6월 말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며 "정부의 규제 강화와 AUM 감소로 변동성 영향력은 점차 완화된다고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2027년까지 투자와 이익의 실질적 둔화는 나타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며 "2027년 이익이 40% 이상 급격히 하향 조정되는 것이 아니라면, 밸류에이션 메리트를 타진할 수 있는 지수 레벨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리 부담에 따른 하이퍼스케일러들의 투자 위축이 가시화되거나, 반도체 이익 전망의 급격한 하향 조정이 가시화되지 않는다면 주가 회복 시도를 기대해 볼 수 있다"며 "이는 전고점을 향한 V자형 반등보다는 바닥권 확인 후 점진적 회복 양상이 예상되며, 1차 반등 목표는 8,100 수준"이라고 제시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 급락의 근본적인 배경은 '누적된 위험의 동시 분출'로 요약할 수 있다"며 "새로운 악재가 시장을 무너뜨렸다기보다, 이미 존재하던 위험들이 과도한 포지션 및 얇아진 유동성과 만나 한꺼번에 가격에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CXMT 기업공개(IPO)와 범용 디램(DRAM) 시장 점유율 확대 등도 이미 인지된 리스크였으나 반도체 피크아웃 논란이 불거진 시점에 공급 과잉 우려를 더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하락 압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장 직접적 타격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신용융자의 '숏 감마(Short Gamma)' 효과에서 기인했다"며 "하락 시 기계적인 매물을 유발하는 구조가 낙폭을 인위적으로 증폭시켰으며, 이는 펀더멘털 훼손보다는 수급 과잉 해소 과정에 가깝다"고 짚었다.

이어 "서킷브레이커가 반복되는 초(超)고변동성 장세가 진정되기 위해서는 '수급 정상화'와 '이익 가시성'이 동시에 확인돼야 한다"며 "이는 최근 약화한 AI 내러티브 재강화와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용융자, 레버리지 ETF 등 과도하게 쌓였던 레버리지 포지션의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과정이 마무리돼야 한다"며 "특히 장 마감 직전 기계적 매매를 유발하는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고 외국인의 매도 강도가 진정되는 것이 선결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7월 말 집중된 글로벌 빅테크와 국내 반도체 기업 실적 발표를 통해 AI CapEx 계획이 유지되고, 메모리 이익 전망(EPS)이 훼손되지 않음을 증명해야 한다"며 "단기적으로는 규제 강화 등으로 기계적 변동성은 완화되겠지만, 실질적인 추세 전환을 위해서는 이익과 수급의 동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업종이 기술적 약세장에 진입함에 따라 코스피는 당분간 먼저 횡보하고 나중에 방향성을 결정하는 '선횡보 후방향성' 국면을 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