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테크'의 대공습..."더 센 게 온다"

입력 2026-07-28 19:00
수정 2026-07-28 19:00
中 테크 상장 '줄대기'
<앵커>

중국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 상장 흥행몰이에 어제 오늘까지 국내 증시에도 그 여진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하반기 로봇 기업 유니트리에 이어 낸드 기업 양쯔메모리까지, 굴지의 중국 테크 기업들의 상장이 줄줄이 예고되면서 글로벌 자금을 빨아들일 블랙홀이 될 전망입니다.

증권부 강미선 기자 나와 있습니다. 강 기자, 어제에 이어 오늘 중국 창신메모리의 여진, 실제로 어느 정도였습니까?

<기자>

상장 당일 바로 중국 시총 1위 등극, 정말 화려한 데뷔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의 약 절반 수준을 단숨에 따라잡았습니다.

창신메모리 상장 당일(27일) 국내 증시에선 외국인 투자자들이 무려 3조 원어치를 순매도했는데요. 이 가운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반도체 두 종목에만 2조 원 가까운 매도세가 집중됐습니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창신메모리 같은 중국 신규 상장주를 담기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파는 이른바 자금 이동 움직임이 본격화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옵니다.

또 국내 반도체주의 자금 이탈이 아니라 글로벌 자금 전체가 중국 테크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국내 반도체 대장주를 팔아서 중국 기술주로 갈아타고 있다는 건가요? 그렇다면 실제로 중국 시장으로 들어가는 해외 자금 규모는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네, 속도도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는데요.

올해 2분기 말 기준 북향 스톡커넥트 그러니까 홍콩과 본토 증시를 잇는 교차거래 제도를 통해 해외투자자가 보유한 중국 주식 잔고가 3조1,300억 위안, 우리 돈 약 687조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외국인 비중 상위 10개 종목 중 7곳이 반도체·배터리·로봇 같은 중국 하드테크 기업이었고요. 중국 증시를 대표하는 지수인 CSI300 지수 내에서도 기술주 비중이 27%로 금융주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섰습니다.

골드만삭스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중국 테크기업 선호로의 순환매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는데요.

이렇게 몰린 자금이 앞으로 이어질 대형 상장까지 흡수하게 되면 시장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현상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앵커>

가뜩이나 자금이 몰리고 있는데 여기에 중국 기업 상장까지 계속 겹친다는 건데 앞으로 어떤 기업들이 상장을 앞두고 있습니까?

<기자>

로봇 기업 유니트리와 낸드플래시 기업 양쯔메모리 등 중국 전략산업 IPO 랠리가 예고돼 있습니다.

유니트리는 지난달 IPO 등록 승인을 받았는데요. 이게 상장 신청 후 104일 만에 승인을 받은 걸로 중국 과창판 사전심사제 도입 이후 최단 기록입니다.

중국 정부가 전략산업 기업에 대해 심사 기간을 기존 6개월~1년에서 66일~104일 수준으로 대폭 줄여주면서 IPO 속도전이 펼쳐지고 있는 겁니다.

유니트리는 이르면 다음 달 상장이 예상되고, 기업가치는 최대 420억위안, 약 9조원까지 추산됩니다.

그다음으로는 양쯔메모리가 대기하고 있는데요. 시장에서는 기업가치를 1조 위안으로 보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상장일과 규모는 미정이지만 올해 하반기 상장 예정으로 시장에선 예측합니다.

이렇게 중국 테크 기업들의 상장 러시는 본토에서 그치지 않고 해외 증시로도 번지고 있습니다.

<앵커>

중국 증시자체도 큰데 해외까지 어떻게 몸집을 불려가고 있나요? 한국 증시 입장에선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겠습니다.

<기자>

맞습니다. 중국 기술기업들이 자금을 쓸어 담기 위해 본토는 물론 미국까지 뻗어가고 있는데요.

이달 기준 50개 넘는 중국 본토 기업이 미국 증시 주식 발행 승인을 대기 중입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음에도 중국 기업들의 미국 뉴욕 입성을 향한 집념은 꺾이지 않고 있는 모습입니다.

반면 올해 한국 코스피의 경우 케이뱅크를 빼면 이렇다 할 대어급 IPO가 나오지 않고 있고, 코스닥 역시 중소형 기업 위주 상장에 머물러 있습니다.

SK하이닉스 ADR 외에는 글로벌 자금을 끌어올 만한 대형 기술주 IPO나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에서 중국 테크 기업들의 IPO 랠리가 당분간 국내 증시, 특히 반도체·IT 섹터의 유동성을 흡수하는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