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기업 경기 심상찮다…고금리에 무너지는 차주 '충격'

입력 2026-07-26 10:24
수정 2026-07-26 11:00


올해 2분기 말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고, 부실채권 규모도 8년 만에 최대 규모로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공개한 팩트북 등에 따르면 2분기 말 가계대출 연체율 평균은 0.33%로, 2016년 1분기 말(0.36%)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작년 말 평균 0.30%에서 올해 1분기 말 0.32%, 2분기 말 0.33% 등으로 상승세를 보인다.

연체 3개월 이상 넘은 부실채권, 즉 고정이하여신 증가세는 더 뚜렷하다. 2분기 말 5대 은행의 고정이하여신은 총 7조4,331억원으로 1년 새 약 1조원 불어나며 2018년 1분기 말 이후 8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2023년 말 4조원대였던 규모가 매년 불어나 올해 처음 7조원대에 진입한 것이다. 전체 대출 대비 비율도 0.40%로 2020년 1분기 말 이후 가장 높았고, 특히 기업 부문(0.51%)의 상승 폭이 가계 부문(0.25%)보다 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차주의 이자상환 부담이 증가하고 내수 부진으로 가계 가처분소득이 감소하면서 가계대출 연체율이 상승했다"며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영세 자영업자, 소상공인, 임대업의 상환 여력도 약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올리며 3년 반 만에 긴축 국면에 들어섰다. 이를 반영해 시장금리도 빠르게 뛰고 있다. 주담대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 24일 4.531%로 한 달 새 0.29%p 상승했고, 5대 은행 주담대 혼합형 금리는 연 4.84∼7.57%까지 올라 2022년 4월 이후 처음으로 상단이 7.5%를 넘어섰다.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려 있다. 2분기 GDP 성장률이 예상을 웃돈 만큼 한은이 인상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이자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한은은 다음 달 발표될 7월 물가상승률을 보고 인상 폭을 정할 방침이다.

'빚투' 급증과 최근 증시 조정이 겹치면서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한 부실이 더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향후 기준금리가 오르고 자산가격 조정이 발생할 경우 가계대출 연체가 늘어날 우려가 있다"며 "기업대출도 한계기업 부실이 현실화하면서 연체율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