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조 ‘국방 반도체’ 열린다…삼성·SK, 99% 외산 탈출 선봉 [배창학의 방산인사이드]

입력 2026-07-24 14:50
수정 2026-07-24 14:52
국산화 및 산업 생태계 조성안 심의 국산 무기 의무 탑재로 수요 보장 하반기 용역 발주·전문 사업자 선정 삼성 '시스템'·SK '메모리' 전담 예상


<앵커>

우리나라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둔 세계적인 반도체 강국이지만 국방 반도체에서는 정반대의 위치에 있습니다.

우리 군의 자주포나 전차, 전투기 등에 들어가는 반도체의 99%가 외국산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정부가 최근 국산화에 나서면서 50조 원 규모의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습니다.

방산인사이드 배창학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배 기자, 구체적으로 어떤 로드맵을 짜고 있는 겁니까?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정부는 반도체 연구 개발을 넘어 수요 보장을 전제로 시장을 직접 연다는 구상입니다.

방위사업청은 어제(23일) 범부처 회의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부와 '국방 반도체 국산화 및 산업 생태계 조성안'을 심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안에 따라 보장된 수요를 바탕으로 반도체를 신속히 연구 개발하고 특히 우리나라가 만드는 무기에 의무적으로 탑재시키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직접 군의 요구 조건에 충족되는지 시험 평가하는 체계도 구축해 빠른 시일 내 기술력을 고도화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경제TV 취재 결과 방사청은 하반기 중 반도체 생산 공정 과정인 설계, 제조, 패키징에 관한 용역을 발주할 계획입니다.

결과에 따라 공정별 전문 사업자를 선정해 집중적으로 지원할 방침입니다.

인프라의 경우 당장은 사업자의 팹을 활용하되 나중에는 민관 합작 특수 목적 법인, SPC를 통해 전용 팹을 지어 돌리려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정부는 무기의 두뇌인 반도체의 외국산 의존율이 99%라는 지적이 나오자 지난해 10월 국방 반도체 TF 설립을 기점으로 국산화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앵커>

그간 외산을 99%나 썼다는 건 국산이 없어도 무방하다고 봤다는 건데요.

갑자기 왜 팔을 걷어붙인 겁니까?

<기자>

여러 배경이 있지만 세 가지로 요약하면 시장이 커졌고, 기술 유출이 빈번해졌고, 수출이 활발해져섭니다.

국방용은 그간 민간용과 달리 수요가 작았습니다.

수요는 작은데 만들어야 하는 품종은 또 많은 만큼 기업들이 진출을 고심하던 시장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몇몇 반도체 업체가 연구 개발해 출시도 했는데 방산업계에서는 외산보다 품질이 떨어지고 납기가 길 것이라며 꺼려했습니다.

이제는 이야기가 달라졌습니다.

AI 열기가 방산으로 번지면서 자주포와 전차뿐 아니라 전투기나 군함도 무인화를 바라보며 두뇌 격인 반도체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반도체는 무인 무기에서 표적인 적의 움직임을 신속하게 추적해 명확히 타격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에 따르면 무인 무기의 대중화로 국방 반도체 시장 규모는 올해 20조 원에서 10년 뒤 50조 원으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연 평균 성장률은 11%대로 10년 새 2.5배나 커지는 블루오션입니다.

우리나라가 방산 강국이 되면서 기술을 빼가려는 해킹이 잦아졌고 외산 부품 수급 불안으로 무기 수출에 애를 먹은 점도 국방 반도체 국산화에 불을 지폈습니다.

<앵커>

이 대목에서 가장 궁금한 점은 어떤 반도체사들이 수혜를 보냐는 건데요.

어떤 곳들에 득이 될까요?

<앵커>

반도체와 관련된 많은 기업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게 됐지만 좁히자면 단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 기업으로 꼽힙니다.

아직 용역이 나오지 않아 사업자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세계 시장을 선도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동참은 기정사실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삼성전자는 연산, 제어 등에 중점을 둔 시스템 반도체를 실제 칩으로 양산하는 파운드리에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방용의 경우 2나노나 3나노 같이 첨단 공정만 아니라 180, 130, 65나노 등 성숙 공정도 혼용됩니다.

삼성전자는 2나노부터 180나노까지 다양한 공정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어 군의 요구에 따른 모든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차량용 반도체를 다룬 이력도 강점입니다.

무기는 자동차와 비슷하게 고온이나 진동에 밀접한 제품이라 들어가는 반도체도 유사합니다.

SK하이닉스는 무기를 제어하는 CPU보다 HBM,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와 저장 장치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입니다.

무인 무기 중 전투기나 드론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 기체들은 처리해야 하는 군사 데이터가 많아 메모리가 받쳐줘야 합니다.

중견·중소기업 중에서는 DB하이텍이 100% 외산인 SiC와 GaN 같은 전력 반도체 공정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전공정인 설계는 RFHIC와 웨이비스 등이, 후공정인 패키징과 테스트 사업 담당자로는 네패스와 하나마이크론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앵커>

방산인사이드 배창학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