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변동성이 높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올 들어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오른 지수를 꼽으라면 단연 코스피일 겁니다.
이런 증시 호황을 타고 주식 투자에 뛰어드신 분들 많을 텐데, 성적표를 열어보자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취재 기자와 자세히 짚어봅니다. 증권부 김예린 기자 나와 있습니다.
김 기자. 주식 투자자들의 연령대와 실제 수익률을 비교해봤다고요. 어떻습니까?
<기자>
네, 한국경제TV가 미래에셋증권 100만원 이상 보유 고객 계좌의 올해 상반기 연령대별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10대 투자자들의 수익률이 약 40%로 가장 높았습니다. 10세 미만 아동들의 수익률도 30%로 뒤를 이었고요.
뒤 이어 50대와 60대가 29%, 40대는 27%를 각각 기록한 가운데, 2030 세대의 수익률이 가장 낮았습니다.
특히 본격적으로 왕성한 직장생활을 펼친다든지, 직장인이 아니라도 주식 투자에 가장 익숙한 연령대로 꼽히는 30대 투자자들의 수익률은 20% 초반대로, 가장 저조한 성과를 거뒀습니다.
주식 투자 열풍은 신규 계좌 개설 건수에서도 엿볼 수 있는데요.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약 300만 건의 계좌가 새로 개설되면서 지난해 말 대비 15% 정도 늘었는데요.
여기서도 미성년 투자자들의 계좌가 44% 증가하면서 다른 연령대의 계좌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앵커>
아직 주식에 관심을 갖긴 어린 나이일 텐데, 의외의 결과입니다.
그럼 미성년 투자자들의 월등한 수익률, 비결이 뭔가요?
<기자>
미성년자들의 높은 수익률의 비결은 바로 '우량주 장기 투자'입니다.
<앵커>
어린데 어떻게 장기 투자를 합니까?
<기자>
계좌의 주인은 미성년자이지만, 실질적인 운용 주체는 따로 있기 때문입니다.
증권업계 취재 결과 미성년자들의 주식 계좌는 대부분 부모들이 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모들이 자녀 명의의 주식 계좌를 개설해 자산 증여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죠.
올해 상반기에는 장이 좋았던 만큼, 이런 투자 방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요.
자주 사고 팔면 세금적인 측면에서 불리할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우량주를 오래 투자하는 구조가 된 겁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증권에서 VIP 고객들의 세무 컨설팅을 담당하는 이은하 팀장의 설명으로 듣겠습니다.
[이은하 / 미래에셋증권 SAGE 컨설팅 팀장: 어린 자녀에게 증여 하는 주식은 단기 투자 목적이 아니라 자녀가 성인이 되었을 때 주택 취득자금 같은 목돈을 만들어주려는 목적으로 대형 우량주를 고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증여하고 나서 부모님이 대신 사고팔고를 반복할 경우에 해당 수익에 대해서도 증여로 과세될 여지가 있어 자녀 명의 계좌에서는 되도록 사고 팔고를 하지 않고...]
<앵커>
그렇다면 더욱 더 궁금해집니다.
미성년 투자자들, 도대체 뭘 투자한 겁니까?
<기자>
앞서 잠시 힌트를 드렸는데요.
10대 투자자들의 올해 상반기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차, 나스닥100 ETF, 알파벳입니다.
10세 미만 아동들도 마찬가지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가장 많이 담았고, 나스닥100과 S&P500 ETF 등 지수 추종 상품들이 뒤를 이었습니다.
미성년 투자자들의 보유 종목 역시 삼전닉스를 필두로 테슬라, 엔비디아 등 해외 대형주들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결국 미성년자들이 장기투자용 우량주로 가장 많이 선택한 종목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건데요.
실제로 전문가들은 최근 극심한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일명 '삼전닉스'에 대한 장기 투자 가치는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17일 최태원 회장은 대한상의 하계 포럼에서 현재의 AI 산업을 4살짜리 어린 아이에 비유하며 SK하이닉스 주식에 대해 "샀다 팔았다 하지말고 갖고 있으면 장기적으로 우상향 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 또한 "폭발적인 AI 수요를 감안할 때 메모리 공급 부족은 2028년까지 지속될 것" 이라며 빅테크들과 우리 반도체 기업의 장기 공급 계약 증가에 주목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의문이 하나 생깁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사실상 국민주 아닌가요? 다른 연령대 투자자들이 삼전닉스를 투자하지 않아서 미성년자보다 수익률이 낮은 건 아닌 것 같은데요.
<기자>
전문가들은 같은 우량주라도 보유 기간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천차만별이라고 지적합니다.
그러니까 어른들은 증시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사고 팔 수 있는 대신 수익률이 소위 '단타' 수준에 그칠 수 있는 것이고요.
아이들의 계좌는 그렇지 않아도 부모들이 신경써서 우량주를 담아준데다, 어지간해선 건드리지도 않기 때문에 투자 기간이 장기로 접어들 수록 수익이 더욱 불어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또 하나 염두에 두셔야 할 게, 주식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만 하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해외 주식에 투자할 때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납니다.
특히 미국 주식의 경우 상하한가 제한도 없고 아이들이 자는 시간에 장이 열리는 만큼,
개별주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지수 추종 ETF를 부모들이 담아준 미성년자들의 계좌가 높은 수익률을 나타낼 수 있었고요.
반대로 미국 주식 중에서도 스페이스X 같은 변동성 높은 종목에 투자한 어른들의 계좌는 성과가 다소 저조한, 흥미로운 결과가 도출된 것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증권부 김예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