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신진서 9단이 평생 처음 보는 수를 앞세운 바둑 AI '카타고'를 상대로 2대 1 대역전극을 완성했습니다.
첫 대국에서는 완패했지만, '인내 바둑'으로 2연승을 거두며 인간 바둑의 저력을 보여줬습니다.
이어서 김대연 기자입니다.
<기자>
신진서 9단이 세계 최강 바둑 AI 카타고를 두 차례 꺾은 첫 기사가 됐습니다.
출발은 쉽지 않았습니다.
평생 처음 보는 수와 거센 공세가 1국 초반부터 신 9단을 몰아붙였습니다.
[홍민표 / 바둑 국가대표팀 감독: 저 수는 설명이 안 되는데요. 이거는 카타고뿐만 아니라 평생 처음 보는 수일 겁니다.]
카타고의 변칙수에 허를 찔린 신 9단은 중앙 전투를 서둘렀고, 결국 완패했습니다.
[신진서 / 바둑 9단: 처음에 너무 당황을 해서 거기서부터 꼬인 것 같고…치열하게 두려고 했던 게 패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2국부터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습니다.
신 9단은 무리한 공격 대신 인내를 택했습니다.
150수가 넘도록 승률 99%를 유지한 뒤, 결정적인 순간 상대 돌을 끊어내며 승리를 거뒀습니다.
[신진서 / 바둑 9단: 반발하거나 공격하고 싶었던 장면이 수도 없이 찾아왔는데요. 그때마다 많이 참으면서 고통을 인내했는데, 중앙에 나와 끊을 때 결행을 했고 그게 승착이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 대결에서는 2국보다 집 차이를 더 벌리며 카타고를 압도했습니다.
신 9단은 AI에 맞춰가기보다 자신만의 바둑으로 승부를 주도한 것을 완승의 비결로 꼽았습니다.
[신진서 / 바둑 9단: 별로 손해 보지 않고 있다는 것을 확신했기 때문에 조금 더 수월하게 판을 짤 수 있었습니다.]
알파고 이후 더욱 강력해진 AI를 상대로도 인간의 전략이 통할 수 있음을 증명한 겁니다.
[신진서 / 바둑 9단: (인간은) 지키는 바둑을 둘 수도 있고, 상대 실수를 유도하는 승부수를 띄울 수도 있는 부분이 인간의 바둑을 찾아주시는 분들이 많은 이유입니다.]
신 9단은 두 점 접바둑이라는 쉽지 않은 조건에도 알파고 이후 10년 만에 인간 바둑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한국경제TV 김대연입니다.
영상취재: 양진성, 이성근, 김성오, 영상편집: 이유신, CG: 서동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