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뉴욕증시는 최근 지수를 끌어내렸던 인공지능 반도체 과잉 투자 우려가 일부 해소되고 저가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면서 기술주가 반등에 성공했다.
반도체
최근 반도체 섹터의 전반적인 하락을 촉발했던 요인 중 하나로는 중국의 AI 스타트업 문샷 AI가 공개한 차세대 모델 '키미 K3'가 꼽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해당 모델의 등장으로 AI 구동에 필요한 연산 자원이 줄어들어 반도체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됐으나, 상세 분석 결과 키미 K3는 연산 효율을 대폭 높였음에도 실제 구동에는 여전히 막대한 양의 메모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AI 하드웨어 인프라와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는 기업들의 수요가 여전히 견고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었다. 여기에 지난주 큰 폭의 조정을 거친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강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을 이끌었다. 이제 시장의 시선은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는 2분기 실적 시즌으로 이동하고 있다. 주가 조정을 겪은 반도체 업계 내에서 인텔과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실적 발표가 향후 투자심리를 완연히 되살릴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영화
영화관 및 엔터테인먼트 섹터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영화 ‘오디세이’의 압도적인 흥행 성공에 힘입어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지난 17일 개봉한 오디세이는 첫 주말 전 세계적으로 2억 6,410만 달러의 박스오피스 매출을 올리며 놀란 감독의 전작 ‘오펜하이머’가 세운 기록을 가볍게 넘어섰다. 프리미엄 상영관을 운영하는 아이맥스 역시 자사 상영관에서만 5,2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멀티플렉스 체인 AMC 엔터테인먼트가 장 시작 전 회사 역사상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는 성적표를 공개하며 매출과 주당순이익 모두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특히 분기 조정 EBITDA가 사상 처음으로 3억 달러 고지를 돌파했다는 소식이 대형 호재로 작용했다. 이에 AMC와 시네마크의 주가는 상승 흐름을 탔으며, 아이맥스는 장 초반 강세를 보인 후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상승분을 반납 마감했다.
외식업체
반면 외식업 섹터는 미국 식품의약국의 사이클로스포라 기생충 집단 감염 원인 조사 혼선 여파로 일제히 하락했다. 현재까지 이번 감염 발병과 특정 외식업체 간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규명되지 않았다. 앞서 멕시코산 양상추가 오염원으로 지목되면서 신선식품 공급업체인 테일러 팜스가 해당 제품을 전량 리콜하고 타코벨 등이 사용을 전면 중단했으나, FDA가 멕시코산 양상추 샘플 검사에서 사이클로스포라가 검출되지 않았다며 기존 발표를 번복했다. 감염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외식업체 전반의 투자심리가 악화됐다.
도미노피자 (DPZ)
글로벌 피자 프랜차이즈 도미노피자는 장 시작 전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 엇갈린 성적표를 냈으나 주가는 상승했다. 식자재 등을 가맹점에 납품하는 공급망 사업 부문이 고성장세를 나타내며 외식업계 전반의 수요 둔화 여파를 성공적으로 방어했다.
도미노피자의 매출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으나, EPS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고물가 및 생활비 부담 가중으로 소비자들이 외식 지출을 통제하면서 매장 내 직접 수요 자체는 다소 약화된 흐름을 보였다. 다만 리서치회사 모닝스타는 포장 및 배달 주문 건수가 전년 대비 동반 증가한 점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주문당 평균 결제 금액은 줄었을지라도 도미노피자가 외식 시장 내에서 여전히 강력한 소비자 선택권을 유지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분석이다.
아이렌 (IREN)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및 클라우드 기업들은 초대형 수주 랠리를 이어갔다. 아이렌은 주요 글로벌 AI 개발사들과 총 28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격 공시했다. 이에 따라 사측은 AI 클라우드 부문의 연간 매출 목표치를 기존 37억 달러에서 40억 달러 이상으로 일제히 상향 조정했으며, 이 중 약 85%는 이미 최종 계약이 완료된 상태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계약에는 차세대 GPU 투자 비용의 약 45%에 달하는 금액을 고객사가 선급금으로 전액 예치하는 유리한 조건이 포함되어, 대규모 인프라 증설에 따른 자본 조달 및 재무 부담을 획득하게 경감했다는 평가 속에 주가가 상승 마감했다.
헛 8 (HUT)
또 다른 데이터센터 전문 기업 헛 8 역시 기존 대형 고객사와 15년간 총 98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두 번째 장기 임대 계약을 성사시켰다고 발표했다. 이번 계약을 기점으로 텍사스주에 위치한 1기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 캠퍼스는 전체 용량에 대한 임대차 계약을 100% 완료하게 됐다. 헛8은 해당 캠퍼스의 15년 기본 계약 기준 누적 총 계약 가치가 196억 달러에 육박하며, 향후 계약 연장 옵션이 전량 행사될 경우 최대 502억 달러까지 매출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 성장에 대한 신뢰감이 유입되며 주가는 강세를 기록했다.
아처 에비에이션 (ACHR)
미국의 에어택시 기업 아처 에비에이션은 방산 기술 기업 안두릴과 공동 개발한 자율주행 수직이착륙 기체를 시장에 최초 공개하며 상승했다. 군사 작전 및 상업용 여객 시장을 동시에 겨냥해 설계된 해당 기체의 첫 시험 비행은 내년으로 예정되어 있다. 특히 미국과 이란 간의 호르무즈 해협 지정학적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면서 무인 드론 시스템 및 방산 자동화 솔루션에 대한 월가의 관심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 신제품이 공개되면서 투자 매력도가 한층 부각됐다.
템퍼스 AI (TEM) 퍼스날리스 (PSNL)
반면 의료 AI 전문 기업 템퍼스 AI는 암 진단 및 종양학 전문 바이오 기업 퍼스널리스를 약 15억 달러(주당 16.25달러) 규모에 전격 인수한다는 소식에 두 종목 모두 하락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템퍼스AI는 퍼스널리스가 보유한 최첨단 암 검사 제품군을 자사 정밀 의료 포트폴리오에 편입하게 된다. 전체 인수 대금은 주식 교환을 중심으로 지급되며, 템퍼스AI의 재량에 따라 최대 50%까지 현금으로 대체 지급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됐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대규모 주식 발행에 따른 기존 주주들의 가치 희석 우려가 전면에 부각되면서 매수세가 위축돼 양사 모두 약세로 장을 마쳤다.
오은비 외신캐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