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최적기"…'월가 암살자' 韓 증시에 꽂힌 이유, 알고보니

입력 2026-07-20 18:55


월가에서 '암살자'로 불려온 미국 헤지펀드 매니저 파미 콰디르(35)가 행동주의 투자자로 변모해 한국 증시에 발을 내딛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암살자'라는 별칭은 그의 이력에서 나왔다. 기업의 부정행위를 파헤친 뒤 문제가 있다고 본 종목을 표적 삼아 공매도의 칼날을 겨눠온 까닭이다. 방글라데시계 미국인인 그는 2015년부터 뉴욕에서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며 부실한 지배구조로 흔들리는 기업을 찾아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것을 필살기로 삼았다. 2016년에는 의약품 가격 폭리의 상징이던 미국 제약사 밸리언트파마슈티컬스 공매도에 성공했고, 2019년에는 핀테크 대기업 와이어카드에 끈질기게 회계 사기 의혹을 제기해 수천만달러를 벌었다.

그런 그가 최근 전략을 틀었다. S&P500지수가 2018년 이후 3배 가까이 오르며 하락 베팅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워진 데다, 미 규제당국의 공매도 조사가 강화되는 등 업계 환경도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결국 지난해 자신이 창업한 공매도 전문 헤지펀드를 청산하고, 대신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는 기업의 의결권을 확보해 개선을 요구함으로써 주가를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방향을 잡았다. 자신의 장기인 지배구조 분석을 그대로 활용하는 전략이다.

그의 시선이 향한 곳이 한국 증시다. 콰디르는 WSJ에 수년 전부터 한국을 눈여겨봤다고 밝혔다. 반도체주의 막대한 상승에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3분의 2 이상이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를 밑도는 등 저평가 여지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한국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시작한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본다.

콰디르는 "첫 번째 투자 대상은 나의 전문성을 활용하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되는 중소형 기업들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WSJ는 "한국은 역사적으로 행동주의 투자자에게 적대적인 시장으로 평가받는 만큼 그의 전략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