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항으로 이득을 보는 나라들이 언젠가 미국에 돈을 지불해야 한다는 논리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재차 거론했다.
루비오 장관은 19일(현지시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필리핀 출국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복안을 이같이 전했다. 그는 "우리(미국)가 전 세계를 대신해 해협을 지나는 선박을 보호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뭐라도 그런 것을 하는 곳은 미국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기본적 지적은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의 운항으로 혜택을 보는 국가들이 어느 시점에는 나서서 이런 매우 값진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드는 비용에 최소한 재정적 지원이라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언급은 트럼프 대통령이 통행료 징수 방침을 발표했다가 중동 국가들의 반발로 거둬들인 데 대한 설명 차원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선적 화물의 20%에 달하는 통행료 징수 계획을 꺼냈다가, 하루 만에 이를 중동국들과의 무역·투자 협정으로 대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통행료를 징수하려는 시도는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뒤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로 미국의 군사 비용을 전가할 수 있다는 인식을 거듭 내비쳤다.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인 지난달 20일에도 최종 합의가 무산되면 중동 국가에 제공한 서비스의 대가로 통행료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걸림돌은 국제법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현행 국제법상 통행료를 받을 수 없는 천연수로여서, 어떤 형태로든 이용료를 물리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국제적 논란을 낳았다. 루비오 장관조차 과거 이란의 통행료 징수 계획을 두고 어떤 국가도 국제수로에서 통행료나 수수료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 현행 국제법이라며 반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