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 승계' 막아선 여성 총리…지지율 최저로 추락

입력 2026-07-20 16:40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내각의 지지율이 여성의 왕위 승계 가능성을 배제하는 '황실전범' 개정 이후 흔들리고 있다.

20일 마이니치신문과 지지통신이 각각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은 모두 50%를 밑돌며 정권 출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마이니치신문이 황실전범 개정안의 참의원(상원) 통과 직후인 18∼19일 실시한 조사에서 지지율은 한 달 전(51%)보다 10%포인트 하락한 41%였다. 비지지율은 44%로 지지율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마이니치는 여당이 왕족 수 확보를 위해 황실전범을 고쳤지만 유권자 이해를 얻지 못하면서 지지율이 대폭 떨어졌다고 해설했다.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은 출범 직후인 지난해 10∼12월 65∼67%로 높았으나,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 이달 큰 폭으로 주저앉았다.

지지통신이 지난 10∼13일 조사한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은 전월보다 5.3%포인트 내린 49%로, 출범 이후 처음 50%를 밑돌았다. 아사히신문의 18∼19일 조사에서는 53%로, 지난달(60%)보다 7%포인트 떨어지며 이 신문 조사 기준 처음으로 50%대로 내려왔다.

하락의 핵심 배경은 황실전범 개정이다. 개정 황실전범은 옛 왕족의 남계 남성을 왕실 양자로 들인 뒤 그에게서 남자아이가 태어나면 왕위 계승 자격을 부여하도록 했다. 현 나루히토 일왕과 약 600년 전 조상을 공유하는 36∼38촌의 먼 친척이 대상으로 왕위 계승의 정통성이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남계 남성만 인정하는 규정을 바꿔 여왕을 인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70%에 이르는데도 관련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 결혼한 여성 왕족의 남편과 자녀에게 왕족 자격을 주지 않도록 한 점도 반발을 샀다. 첫 여성 일본 총리인 다카이치 총리가 남계 남성 계승을 고집하는 보수 정치권에 동조하는 것이 아이러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여론의 부정적 기류는 수치로 확인된다. 아사히 조사에서 '개정안이 국민의 이해를 얻었느냐'는 질문에 60%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고, 마이니치 조사에서도 개정안에 대한 부정 평가(45%)가 긍정 평가(19%)의 두 배를 넘었다.

국정 운영 방식도 도마에 올랐다. 야당이 심의를 거부하는 가운데 부(副)수도 창설 법안 등을 밀어붙인 방식이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마이니치 조사에서 정책 추진 방식이 '정중하지 않다'는 응답이 46%로 '정중하다'(38%)를 웃돌았다. 여기에 고물가 대응에 대한 긍정 평가는 29%에 그친 반면 부정 평가가 57%에 달해, 민심 이반을 부추긴 요인으로 꼽혔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