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와 경기 변동성이 이어지는 환경에서 중소기업의 재무 관리는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특히 영업이익이 발생했음에도 이를 법인 내부에 장기간 유보하는 경우가 많다. 겉으로는 재무제표가 탄탄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기업 가치와 세금 부담을 동시에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법인에 이익잉여금이 과도하게 쌓이면 기업의 순자산이 증가하고 그에 따라 비상장주식의 평가 가치도 함께 상승한다. 이 상태가 장기간 유지되면 향후 지분을 증여하거나 상속할 때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또한 법인을 청산하는 경우에는 잔여 재산이 주주에게 배당으로 간주되어 과세되는 구조가 적용될 수 있어 예상보다 높은 세금을 부담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경영에서는 이익을 어떻게 밖으로, 그리고 합법적으로 조정할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가 된다.
그 대표적인 수단이 배당이다. 배당은 단순히 이익을 나누는 행위가 아니라 기업의 자본 구조와 세금 구조를 함께 관리하는 기본적인 재무 도구다. 비상장 중소기업의 배당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결산이 끝난 뒤 주주총회를 통해 결정하는 정기배당과 사업연도 중간에 이익을 기준으로 실시하는 중간배당이다.
일반적으로 정관에 근거가 있어야 중간배당이 가능하며, 두 방식 모두 현금이나 주식 형태로 지급할 수 있다. 다만 주식배당의 경우 발행 주식 수가 늘어나면서 기존 주주의 지분 비율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많은 경영자들이 배당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는 세금이 이중으로 늘어난다는 오해다. 하지만 배당은 회사의 법인세를 추가로 발생시키는 구조가 아니다. 이미 법인 단계에서 과세된 이익을 주주에게 분배할 때 개인 단계에서 다시 과세되는 구조일 뿐이다.
다만 배당소득은 금융소득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일정 금액을 초과하면 다른 소득과 합산되어 종합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 현재 기준으로 금융소득이 연 2,000만 원을 초과하면 종합과세에 포함된다. 이 때문에 배당 규모와 지급 구조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세율 구간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하나 중요한 부분은 4대 보험과의 관계다. 배당소득 자체는 근로소득이 아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4대 보험료 산정 기준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이 점 때문에 급여 인상보다 배당이 세부담 측면에서 유리하게 작용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 사례를 보면 그 차이는 더욱 분명해진다. 한 제조업 법인은 오랜 기간 배당 없이 이익을 내부에 누적시켰다. 그 결과 이익잉여금이 크게 늘어나면서 기업 가치가 상승했고 이후 지분 일부를 자녀에게 증여하려는 과정에서 예상보다 큰 증여세 부담이 발생했다. 결국 세금을 마련하기 위해 긴급 배당을 실시했지만 오히려 추가적인 종합소득세 부담까지 발생하며 재무 부담이 커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반면 다른 기업은 초기부터 배당 정책을 계획적으로 운영했다. 가족 구성원에게 지분을 적절히 분산하고 매년 일정 수준의 배당을 유지하면서 기업 내부 이익잉여금을 일정 범위에서 관리했다. 이 방식은 개인별 소득을 분산시켜 종합과세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기업 가치의 급격한 상승도 완화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 과정에서 활용되는 전략 중 하나가 차등배당이다. 이는 주주별 지분율과 관계없이 배당 비율을 달리하는 방식이다.
다만 세법상으로는 경우에 따라 증여세 문제가 함께 검토될 수 있어 단순한 절세 수단으로 접근하기보다는 구조 설계가 중요하다. 결국 배당 전략은 단기적인 현금 인출 수단이 아니라 기업의 성장과 세금 구조, 그리고 승계 계획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장기적 재무 설계다. 특히 배당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배당가능이익이 존재해야 하며 상법상 자본금 유지 원칙도 충족해야 한다. 이를 무시한 배당은 법적으로 무효가 되거나 책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정관에 배당 관련 규정이 명확하지 않거나 주주 구성과 세금 구조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배당을 진행할 경우 예상하지 못한 세무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중소기업의 배당 정책은 단순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재무 안정성과 직결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즉, 이익을 얼마나 벌었는가보다 그 이익을 어떤 구조로 관리하고 분배할 것인가가 기업의 장기 생존을 좌우한다.
따라서 배당 초기 단계부터 상법과 세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전문가의 검토를 거쳐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 작성] 김을회 / 스타리치 어드바이져 기업 컨설팅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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