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와 코스닥이 20일 동반 약세로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4% 넘게 급락하면서 6,510선에서 턱걸이 마감했다. 급격한 지수 하락으로 양 시장에서는 프로그램 매도호가의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04.33포인트(4.46%) 내린 6,516.27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코스피는 6,472.80까지 밀렸다가 낙폭을 일부 만회했지만 상승 반전하지 못한 채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오전 11시 21분께 코스피20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선물 중 직전 거래일 거래량이 가장 많은 종목의 가격이 1분간 5% 이상 하락하며 올해 20번째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올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발동된 사이드카는 총 38회(매도 20회, 매수 18회)로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3,493억원, 5,153억원을 샀지만 기관이 9,193억원을 팔아치웠다.
국내 증시는 제헌절 휴장 기간 발생한 해외 증시 악재를 한꺼번에 반영하며 하락 출발했다. 중국 인공지능(AI) 기업 문샷(Moonshot)이 공개한 오픈소스 대규모언어모델(LLM) '키미(Kimi) K3'가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오픈AI와 앤트로픽의 최상위 모델에 근접한 성능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미국 빅테크의 막대한 AI 투자와 반도체 수요가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다. 고성능 모델의 무료 개방으로 AI 개발과 서비스 비용이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투자 심리가 곧바로 위축됐다.
여기에 대만 TSMC가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최근 반도체 기업들이 양호한 실적을 내놓고도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과 실적 선반영 우려로 약세를 보이면서 국내 반도체주에도 매물이 집중됐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은 모두 내렸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만1,000원(4.31%) 내린 24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SK하이닉스는 7만8,000원(4.23%) 하락한 176만4,000원에 마감했다. 이 외에도 SK하이닉스(-4.23%), SK스퀘어(-2.89%), 삼성전자우(-1.63%), 삼성전기(-0.16%), 현대차(-6.12%), LG에너지솔루션(-4.94%), 삼성바이오로직스(-3.65%) 등이 모두 내렸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2.20포인트(5.33%) 내린 749.64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코스닥 750선이 깨진 것은 지난해 6월(2일 종가 740.29) 이후 13개월여 만 처음이다.
코스닥에서는 이날 오전 10시52분께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발동 당시 코스닥150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6.16%, 코스피200 선물은 5.13% 하락한 상태였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18억원, 1348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1908억원을 순매수하며 매물을 받아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휴장 기간 누적된 대외 악재를 한꺼번에 반영하며 하락했다"면서 "반도체 관련 악재와 미국·이란 간 군사적 충돌 위험이 심화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수급 주체들도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못해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